[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신림역에 이어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하며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온라인에서 잇달아 올라오면서 관련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3일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과 관련해 청장 주재로 전국 시도청장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 청장은 '살인예고'글을 비롯한 유사사건에 대해 사이버범죄 수사대를 중심으로 수사역량을 집중해 피의자를 신속히 특정하고 추적검거하도록 지시했다.
앞서 당일 오후 5시55분쯤 20대 남성 최모 씨가 서현역 인근 인도에 돌진해 보행자 다수를 친 뒤 백화점 안으로 난입해 무차별 흉기난동을 벌였다. 이 사건으로 교통사고 5명, 흉기 피해 9명 등 총 14명이 다쳤다. 현재 피해자 12명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이 중 2명은 위독한 상태다.
서울경찰청은 강력범죄수사대에 살인예고 게시물 전담대응팀을 구성하고 강력형사까지 투입해 피의자를 신속히 특정해 검거하고 가능한 처벌규정을 최대한 적용해 엄정하게 처벌하기로 했다.
경찰은 신림역 살인예고 글 10건이 올라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중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렸던 20대 남성을 지난달 24일 긴급체포했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했다.
[성남=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지난날 흉기난동이 벌어졌던 4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현역 AK플라자 인근에 경찰력이 배치돼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현역 앞 인도로 차량 돌진 후 서현역 AK플라자를 누비며 흉기를 휘두른 A씨(23세)에 의해 차량 충격으로 5명이, 흉기 테러로 9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2023.08.04. choipix16@newspim.com |
강경대응에 나섰음에도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는 서울 잠실역, 한티역과 경기 오리역, 서현역 등에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살인예고 글이 올라왔다.
경찰은 총 11건의 살인예고 글이 추가로 올라왔으며 강력팀과 지구대 인력을 파견해 해당 지역들을 순찰하게 하면서 범죄 정황이 있는지 파악하면서 글 게시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의 강경대응에도 살인예고 글이 근절되지 않는 데에는 그동안 관련 사건 처벌이 약했고 검거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찰은 살인예고 글 게시자들에 대해서 협박죄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협박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온라인의 익명성에 기대 들키지 않을 것이라 여기고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희열감에 범행을 저지르는 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살인예고 글 근절을 위해 혐의에 대해 가중처벌하거나 처벌 규정 강화하는 방안과 경찰이 신속하게 대응해 게시자를 검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형법 255조에 명시된 살인예비죄 적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살인예비죄는 살인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경우에 적용되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살인예비죄는 범행을 저지르기 위한 도구를 구입하는 등 실질적 위험행위가 있어야 적용될 수 있다.
임 교수는 "정보통신망에서 살인예고 글은 일반 협박죄에 비해 불특정 다수에게 불안과 피해를 안기는만큼 살인예고글 게시 행위를 가중처벌하도록 법 개정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찰이 신속하게 대응하고 다른 사건보다 우선순위를 두고 처리한다면 범행을 근절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어떠한 행위로 사회의 혼란과 혼동을 야기하고 비난가능성이 높은 행위를 테러라고 규정한다"면서 "현재는 테러단체 가입시에만 처벌하도록 돼 있는데 살인예고 글 등도 테러예비행위로 규정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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