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라이브쇼핑 사업을 접은데 이어 웹툰 서비스도 종료한다.
작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부터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배달 수요가 급감하자 본업인 음식 배달업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8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웹툰 플랫폼 만화경은 내년 5월에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2019년 8월 서비스 시작 이후 약 5년 만의 종료다.
우아한형제들이 웹툰 플랫폼인 만화경 서비스를 종료한다.[사진=우아한형제들] |
만화경은 지난 6월 기준 월간 사용자(MAU) 76만 명을 기록하며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 기업의 웹툰 서비스에 이어 국내 톱3 웹툰 플랫폼으로 올라섰다.
Z세대로 분류되는 10대~20대 독자가 85% 이상이라 배달의민족 이용자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도 적합했다. 이에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배민 앱에 웹툰 메뉴를 추가해 이용 접점을 확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은 기존 플랫폼 사이를 비집고 점유율을 더 확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만화경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만화경은 지난 4년여 간 독립된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힘써왔지만 기존 과점 플랫폼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시장 창출 기회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이 본업인 음식 배달사업 외 다른 사업을 접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아한형제들은 2021년 3월 시작한 라이브쇼핑 서비스 '배민쇼핑라이브'도 이달까지만 운영하고 종료하기로 했다.
라이브쇼핑 사업 철수 이유도 네이버 등 포털과 이커머스 기업까지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2조9471억원과 영업이익 424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최대 실적에도 우아한형제들의 보폭이 좁아지는데에는 배달 음식 시장 축소라는 배경이 있다.
코로나19로 급격히 성장한 음식 배달 서비스 시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쪼그라들고 있다.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이 외출하기 시작하면서 집에서 음식을 배달시키는 횟수가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배달음식 등이 포함된 6월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1조131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0.8% 늘어나는데 그쳤다.
국내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 규모가 2019년 9조7000억원에서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25조7000억원 수준까지 2.5배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확 꺾인 것이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배달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묶음배달 서비스인 '알뜰배달'을 시작했고, 단건배달을 고집하던 쿠팡이츠마저 묶음배달을 내놨다.
우아한형제들의 남은 신사업은 서빙 로봇 사업 등이다. 편의점 상비약 배달 서비스도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해둔 상태다. 음식배달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신사업 전략 방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