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앞으로 나올 지표를 바탕으로 9월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연준 고위 간부들이 9월 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한 반면,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세 등으로 보아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
◆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애틀랜타 연은 총재 "9월 동결 가능성" 시사
8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하커 총재는 "지금부터 9월까지 놀라운 새로운 데이터가 없다면 인내심을 갖고 금리를 동결하고 우리가 취한 통화 정책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도록 기다릴 시점에 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총재는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것이 적절하다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팬데믹은 우리에게 절대 안된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 교훈을 줬지만, 금리를 즉각 완화할 만한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는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나올 인플레이션, 고용 등 각종 지표가 예상대로 둔화세를 보인다면 9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이 가능하지만 당장 금리 인하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불어 하커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총재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이 연말 4% 아래로 떨어지고 내년 3% 밑으로 내려간 후 2025년에는 목표치 2%로 평준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커 총재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중 하나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하커 총재의 발언이 9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반대한다고 밝힌 연준 위원 중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이 없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앞서 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경제가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오는 9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금리 인하는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 보우먼 연준 이사 "인플레·경제 성장세로 보아 추가 금리 인상 필요"
하지만 연준 내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7일 애틀랜타 연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지속적인 경제 성장으로 보아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사는 "지난달에도 이러한 상황(고물가와 견조한 경제 성장)을 감안한 금리 인상을 지지했으며,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로 낮추기 위해 추가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셸 보우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연준 내 3인자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7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금리가 정정금리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것은 결론이 나지 않은 질문"이라면서 "지금의 데이터를 보면 통화정책을 많이 긴축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나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금리를 한 번 더 올릴 필요가 있느냐 없느냐"라고 말했다. 9월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실상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은 셈이다.
연준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5~5.25%에서 5.25~5.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하지만 9월 인상 여부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나올 데이터를 판단해 결정하겠다며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장은 9월 회의까지 나올 고용, 인플레이션 지표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7월 비농업 고용은 18만7000명 증가하며 월가 예상치(20만명 증가)를 밑돌았지만, 실업률이 3.5%로 한층 떨어지고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도 전년 대비 4.4% 오르며 월가 예상(4.2%)을 웃돌아 안심하기는 이른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10일 발표가 예정된 미국의 7월 CPI로 쏠리고 있다. 미국의 CPI는 6월 전년 대비 상승률이 3%로 2년여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전문가 사전 조사에서 7월에는 이보다 높은 3.3% 상승이 예상되고 있는데, 이를 웃도는 수치가 나오면 파장이 예상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