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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조기 철수에 '강제 차출' 논란…"공적 영역 책임 다해야" 목소리도

기사등록 : 2023-08-0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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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커뮤니티, 익명의 불만 제기 글 다수 개시
잼버리 대원 3만7000명 이동에 인력 대거 투입
"국가 이미지 실추 막기 위한 역할 분담은 당연한 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부실 운영 논란 속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으로 인한 조기 철수를 결정한 가운데 갑작스럽게 지원 인력으로 투입된 공무원과 공공기업, 기업인 등에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다만 정부와 유관한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노동자의 권리뿐 아니라 공적인 영역에서의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안=뉴스핌] 윤창빈 기자 = 8일 오후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각국 대원들을 태우기 위해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과 북상하고 있는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잼버리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 2023.08.08 pangbin@newspim.com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한 공무원은 직장인 커뮤니티에 '지금 잼버리 수도권 공무원 올 차출'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하루 만에 숙소 몇십개 빌려서 당장 애들 이동하는 시간 내 밥이랑 잘 곳 준비하는데 거의 전직원 차출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 동네만 이런 게 아니라 수도권 다 이런 상황인데, 이게 맞나"라며 "12일까지 일 다 스톱하고 수도권 수천명의 공무원이 잼버리에 매달리는게 맞나"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밖에도 "참석자 인솔, K-팝 공연 희망하는 사람 협조하라고 국무총리실에서 연락이 왔다", "똥은 여가부가 싸고 치우는 건 또 우리다", "잼버리가 싼 똥 공공기관에서 인원 착출해 강제 봉사활동을 하라고 한다", "강제차출 명령 내려왔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는 태풍 카눈의 한반도 통과 예보에 따라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 156개국 3만7000여명의 대원들은 전날 버스 1014대를 이용해 전국 8개 시도에 위치한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 대부분은 지자체와 기업 등에서 마련한 대학 기숙사, 공무원·기업 연수원, 교육시설 등이다.

이에 따라 K-팝 콘서트와 폐영식 등의 일정도 변경됐다. 당초 K-팝 콘서트는 지난 6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며 11일로 일정을 연기하고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이후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이 예상되면서 K-팝 콘서트와 폐영식 장소가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다.

정부는 폭염과 태풍 상륙에 따른 잼버리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3만7000여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갑작스럽게 이동함에 따라 지원 인력이 늘어나면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잼버리의 무사 종료와 156개국 대원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름 휴가 기간 동안에도 잼버리와 관련한 특별 지시를 내리면서 "종료까지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여권 고위급 관계자는 공무원 등에서 불만이 표출되는 것에 대해 "지금 우리나라에 외국 손님이 와있는 상황에서 태풍이 오지 않았나"라며 "그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이 치안과 소방의 업무 아닌가. 강제 차출이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유관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이 일을 통해 국가적 이미지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역할을 분담해서 하자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3만7000명이라는 사람들이 대규모 이동을 신속히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데 어떻게 하나. 기업들한테도 도움을 요청하고 공기업들의 연수원도 동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공적인 영역에서 일을 할 때 노동자의 권리뿐 아니라 공적인 영역에서의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taehun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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