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LG 계열사들이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모빌리티 부문 성과를 확장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의 전장(VS) 사업을 필두로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의 전기차 충전 산업까지 모빌리티 사업 전분야의 생태계를 그룹사 내 구축한다는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LG전자 연구원이 하이비차저 충전기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LG유플러스 양 사 모두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전기차 충전 시장을 언급하며 신사업 추진의 의지를 드러냈다. 전자·화학·디스플레이 등 전기차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계열사들과 '원팀'으로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강점을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전장사업 확장...모빌리티 주 먹거리로 선점한 LG전자
차량용 반도체,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드 카 등 다양한 기술들이 자동차 산업과 융합되면서 전자업계 역시 전장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 시장을 1조원 규모로 키운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그 일환으로 삼성전자와 나란히 내달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 처음으로 참가해 미래 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전문 기업 애플망고(현 하이비차저)를 인수하고, 전기차충전사업담당을 신설했다. 내년에는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고, 하반기 중 본격적인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측은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 관련해 2024년 북미 시장 진입을 위해 현지 생산기지 구축 및 선행 활동을 준비 중이다"라며 "제조업 강점을 활용해 초기엔 전기차 충전기 사업자로 진입한 뒤 중장기적으로 차별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수주가 이뤄지는 전장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초기에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엘리베이터TV 기업 포커스미디어코리아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준용 LG유플러스 EV충전사업단장(왼)과 윤제현 포커스미디어코리아 대표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
◆"통신업과 전기차 충전 시장 유사...사업자로서 경쟁력 높다"
통신업이 주인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이 전기차 충전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 역시 기존 사업과의 연계성이 크다. LG유플러스 측은 "충전소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시설물에 전기 배선 공사, 충전기를 시공, 관제 시스템을 통한 원격 모니터링 등을 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자체 품질기준을 통과한 하드웨어(인프라)를 시공하고, 관제하고, 유지·보수하는 점이 통신업과 전기차 충전 사업이 매우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기차 충전 합작투자(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가 각각 250억원씩 총 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LG유플러스가 지분 50%+1 주를 갖는 구조다.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이 완료되면 LG유플러스의 연결 실적에 포함된다.
LG헬로비전이 보유하고 있던 전기차 충전 사업을 올해 1월 LG유플러스가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대한 본격적인 사업 정비가 이루어졌다. LG유플러스 측은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진출한 기업 중에는 고객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며 고객을 케어해오던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형태의 기업 수가 미미하다.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고객 친화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력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권용현 LG유플러스 최고전략책임자는 "3년 내 국내 전기차 충전 시장 톱3 사업자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커넥티드 카, 사물인터넷(IoT) 회선 확장 등을 통해 무선 가입자 확장도 공격적으로 나선다고 덧붙였다.
통신업과의 연계 방안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통신사는 통신 서비스에 가입한다면 전기저장장치(ESS)를 저렴하게 빌려주거나 설치를 지원해주는 등 결합상품에 대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외국의 경우 통신사보다는 다른 네트워크 사업자의 진출이 많이 이루어졌지만 한국의 경우 통신망 사업자가 아니면서 대규모 네트워크를 설치할 수 있는 사업자의 역량이 없다. 한국 시장에서는 통신사가 접근성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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