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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①박용진 "성매매 판사에 솜방망이 처벌...'법조 카르텔' 뿌리 뽑겠다"

기사등록 : 2023-08-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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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법관, 감봉 3개월 받고 김앤장으로 가"
"반사회적 범죄 저지른 판사 면직, 법 개정"
"성매매 판사 징계하면 사법부 독립 흔들리나"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보통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직장에서 쫓겨나는 건 물론이고 어디서 고개도 들지 못합니다. 그런데 성범죄를 저지른 법관은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고 '김앤장'으로 갔죠. 이처럼 사법부를 비롯한 법조계 전반에 뿌리 내린 기득권을 흔들어야 합니다. 그게 대한민국이 상식과 정의의 나라로 가는 길입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판사가 경징계 이후 대형 로펌으로 향하는 행태를 '법조 카르텔'의 전형이라고 규정했다. 유치원 3법(교육위)·삼성생명법(정무위) 등 속했던 상임위마다 강자와 싸우며 제도 변화를 시도한 박 의원은 이제 법조 카르텔을 정조준하고 있다.

뉴스핌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박 의원을 만나 성범죄 판사·로톡 변호사 징계 등 법조 카르텔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박용진 민주당 의원. 2023.08.10 choipix16@newspim.com

◆ "반사회적 범죄 저지른 판사 면직 가능하도록 법 개정"

최근 현직 지방법원 판사가 서울 출장 중 강남의 한 호텔에서 성매수를 했다가 적발됐다. 이 판사는 입건 후에도 한 달 넘게 재판을 진행해 논란이 더욱 커졌다. 법원은 뒤늦게 해당 판사를 형사재판 업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했다.

그러나 법관은 헌법상 신분이 보장되기 때문에 자체 징계만으로 해임할 수 없어 '솜방망이 처벌'이 불가피하다. 지난 2016년 유사한 성매매 혐의로 적발된 한 부장판사는 감봉 3개월 처분 뒤 대형 로펌으로 이직했다.

박 의원은 "국민적 상식으로 볼 때 성범죄 혹은 청소년 대상 범죄 등과 같은 반사회적 범죄에 대해 감봉 3개월은 말이 안 된다"며 "해당 판사에 대한 면직이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선 '법관의 헌법상 신분 보장이 흔들리면 사법부의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성매매 판사를 징계하면 사법부의 독립이 흔들리나. 말도 안 되는 해괴한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헌법상 법관의 신분 보장이 성범죄 등 반사회적 범죄와 관련한 '방탄 조항'이느냐"고 반문하며 "그런 판사들을 징계하지 못하니까 오히려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고 흔들리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어 "그런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펴기에 앞서 법조계가 나서서 '이런 법은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게 국민의 신뢰를 찾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법관이 성범죄 등 반윤리적 범죄로 기소될 경우 면직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법관징계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그는 "검사와 관련해서도 검찰청법에 신분 보장 조항이 똑같이 있는데 검사징계법엔 파면·해임 조항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다만 "법조 기득권들의 반발이 걱정이다. 법사위에 판·검사 출신이 많으셔서 이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박용진 민주당 의원. 2023.08.10 choipix16@newspim.com

◆ "반사회적 범죄에 대해 변호사로 등록해주는 변협도 질타해야"

이처럼 성범죄 전력을 가진 판사들의 변호사 등록을 변협이 제한 없이 수용하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현행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협은 '위법행위와 관련하여 퇴직한 자로서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해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변협은 지난 성범죄 전력 판사들의 변호사 등록을 허용했고 이들은 전관예우를 받으며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의사들의 경우에도 본인 과실이 분명해지는 경우 자격증을 상실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경우도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르면 교사 자격을 박탈한다"며 "이들(성범죄 전력 판사들)이 대형 로펌에 가서 떵떵거리고 산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어떤 경우는 검사 시절 대학 후배를 성추행한 혐의의 검사는 옷을 벗고 성범죄 관련 전문 로펌에 갔다"며 "그곳에서 성범죄 관련한 가해자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해괴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공무 중에 있었던 성범죄 관련 반사회적 행위에 대해선 아예 의무조항으로 달아야 한다"며 "상당 기간 변호사 등록을 하지 못한다고 못 박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변협은 법률 서비스 플랫폼인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들에겐 엄격하게 징계 처분을 내리고 있다. 성범죄 전력 판사들에겐 느슨한 반면 자신들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변호사에겐 지나치게 엄격하단 지적이다.

박 의원은 "로톡은 법률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더 싼 가격에 법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기능"이라며 "여기 참여하는 변호사들은 징계하고 반사회적 범죄에 대해선 변호사로 등록해주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처럼 국민 상식에 반하는 행위와 관련해선 변협을 강하게 질타해야 할 문제"라며 "법을 바꾸고 개정해서라도 이런 문제에 대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hong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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