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당국이 연일 증시 부양 조치를 내놓고 있다. 경기 부진과 부동산 업계 리스크 등으로 위축된 투자자 심리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는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고 투자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포괄적인 정책과 조치를 결정했다. 거래비용 절감·거래 편의성 제고 등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며 "증권거래소와 증권사 수수료율 인하를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수수료율 인하 계획과 시스템 디버깅 작업을 신속하게 수립해 24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당국의 통지를 받았다고 정취안스바오(證券時報)는 보도했다. 그러면서 오는 28일 공식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작업을 추진하고, 투자자에게 수수료 인하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시도 있었다고 전했다.
증감위의 증권사 거래 수수료율 인하 방침은 '100+1' 거래제도 도입 결정 등이 발표된 지 10여일 만에 나온 것이다. 상하이거래소와 선전거래소는 앞서 10일 "거래제도 완비 및 거래 관리감독 최적화를 위한 일련의 실질적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며 상하이 증시 메인보드 주식과 선전 증시 주식 및 펀드 등의 매수 단위를 '100+1'로 조정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중국 주식을 거래할 때는 매도 때에만 단주 거래가 가능하고, 매수는 100주 단위로 거래를 해야 했다. '100+1'은 첫 거래 때 100주를 매수한 이후부터 1주씩 추가 매수가 가능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최소 거래 단위가 작아진 만큼 투자자들의 거래비용 부담이 낮아져 증시 활성화 및 유동성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상하이·선전거래소는 '100+1' 거래제도 도입과 함께 ETF의 시간외 단일가 매매 제도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커촹반과 촹예반 종목만 시간외 단일가 거래가 가능했고, ETF는 시간외 단일가 거래 대상이 아니었다.
15일에는 중국 국무원 지침에 따라 재정부 등 당국이 주식거래 인지세 인하를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현행 인지세 세율은 0.1%로, 이를 0%로 낮추면 9조 9000억 달러(약 1경 3231조 3500억원) 규모의 증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은 앞서 2008년에도 주식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인지세를 일시 폐지한 적 있다. 다만 인지세 인하가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실제 단행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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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상장사들과 기관투자자들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증감위가 ▲주식거래 비용 인하 ▲자사주 매입 지원 ▲장기자본 도입 등을 담은 증시 지원책을 내놓은 것에 호응한 것이다.
중국 금융정보 플랫폼 윈드 자료에 따르면 16일부터 20일까지 40개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시했다.
이팡다(易方達)·화샤(華夏)·자스(嘉實) 등 대형 펀드운용사들은 자사가 운용 중인 펀드에 5000만 위안씩 투자한다고 밝혔고, 궈타이쥔안(國泰君安)·중신(中信)·자오상(招商) 등 증권사도 자사주 매수 계획과 함께 운용 중인 상품에 투자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다만 당국의 거듭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 반응은 미지근하다. 21일 발표된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폭이 더 큰 실망감을 안기면서다.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LPR 인하 결정이 나온 당일, 중국 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낙폭을 1% 이상으로 벌이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3100포인트선을 내줬고 촹예반지수는 38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중국 증시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주(8월 14~18일) 291억 위안(약 5조 3375억원)의 중국 주식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21일까지 11거래일 연속 '팔자'를 외쳤다.
지난주 외국인 순매도액은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3년 반 만의 최대 주간 매도액이며, 이달 들어 21일까지의 순매도액은 579억 8800만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중극 증시는 소폭 상승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88%, 선전성분지수와 촹예반지수는 각각 0.53%, 0.09%씩 올랐다. 외국인자금은 63억 7800만 위안의 순매도를 기록, 1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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