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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흉기난동' 조선 첫 재판서 혐의 부인 "피해망상...살인 고의 없었어"

기사등록 : 2023-08-2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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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남성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범행 저지른 것 아냐"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무차별 흉기난동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선이 첫 재판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조승우 방윤섭 김현순 부장판사)는 23일 살인·살인미수·절도·사기 및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조씨는 기소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황토색 수의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출석한 조씨는 재판 내내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된 조선(33)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날 조선은 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에 "죄송합니다"라고 한 뒤 차량에 탑승했다. 2023.07.28 yooksa@newspim.com

조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에 기재된 행위를 한 것은 모두 인정한다. 그러나 검찰이 주장하는 범행 동기는 사실과 다르다. 피고인은 또래 남성에 대한 열등감이나 분노때문에 살인하기로 계획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조씨의 범행동기는 무엇이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변호인은 "누군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보면 피고인은 범행 당시 피해망상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자신을 미행하는 사람과 닮은 남성을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동기와 무관하게 자신이 피해를 끼친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 사건의 사회적 중대성과 파장을 고려해 각종 양형 자료들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피해자와 유족 등 직간접적인 증인들도 여럿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오는 9월 13일 오전 11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조씨는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부근 골목에서 거리에 서 있던 피해자 A씨의 얼굴과 목 부위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다른 피해자 3명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조씨는 같은 날 범행을 위해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을 훔치고(절도) 이동을 위해 택시에 무임승차한 혐의(사기)도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어릴적 부모의 이혼 등을 겪으며 학교생활에 전혀 적응하지 못한 채 사회에 불만을 쌓아왔다. 2020년 코로나19사태가 발생하며 구직활동이 어려워지자 조씨는 주거지에만 머물며 게임과 유튜브 시청을 즐기며 은둔생활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모욕죄로 고소당하며 경찰의 출석요구를 받자 두려움과 함께 또래 남성들에 대한 열등감을 느끼며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수사기관은 이번 사건을 통상 '묻지마 범죄'라고 불리는 '이상 동기 범죄'로 분류하고 있다. 이상 동기 범죄는 불명확한 범행동기와 불특정한 피해자 선택으로 구성된다.

조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내가 불행하기 살기 때문에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며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jeongwon10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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