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할 전망이다. 대중국 수출 부진 지속으로 국내 경기 회복이 더딜 수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논의한다. 금통위는 지난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인상한 후 지난 7월까지 4회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등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 채무불이행 사태로 중국 내 수요 둔화 우려가 커져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279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중국 수출은 27.5% 줄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추가 긴축 우려가 불거지고 있으나 중국 경기 불안 등을 감안할 때 금통위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보다는 동결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5.25 photo@newspim.com |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어준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 국제 유가나 곡물가 등 공급 변수를 제외하고 수요 압력에 의한 물가 상승 정도를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3.3%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달부터 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오르나 이후 천천히 떨어져 내년 하반기 2% 중반 밑으로 내려온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한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지난 7월18일 1260.4원에서 지난 23일 1339.7원까지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을 상승을 제어하려면 기준금리를 올려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를 높여야 한다.
연준이 오는 9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점도 한은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이후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는 2.25%포인트(p)로 더 벌어진다.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 요인이 생기는 셈이다.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이 8~9월 소폭 반등해도 둔화 추세가 바뀔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기준금리 긴축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김성수 연구원은 "한미 금리 역전 폭 추가 확대 여부도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라며 "금리 차가 환율, 금융시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내놓는다. 한은은 지난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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