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구치소에서 찍은 머그샷(수용 기록부용 사진)을 선거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조지아주 대선 개표 개입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풀턴 카운티 구치소로 자진 출두해 일시 체포된 뒤 보석금을 지불하고 석방됐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머그샷을 찍었고, 이는 곧 공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그샷을 찍으면서 잔뜩 화가 난 듯 미간을 잔뜩 찌프리고 입을 다물고 정면을 노려보는 표정을 지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머그샷.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직 대통령으로서 4번째 기소된 기록도 모잘라, 범죄 용의자들이나 찍는 머그샷을 찍은 것은 자칫 큰 오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마케팅의 귀재'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그는 머그샷을 오히려 전면에 내세우며 자신의 선거운동과 모금에 적극 활용하는 역발상을 보여주고 있다.
25일 상당수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그샷을 찍으며 성난 표정으로 노려본 것은 자신을 기소한 검찰은 물론, 그 배후라고 주장해온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강렬한 저항의 메시지를 담기 위한 의도적 연출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석방된 직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이 머그샷 사진을 올리고 "선거 개입,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뿐만 아니라 이 게시물 아래엔 자신의 선거 캠프 홈페이지도 소개했다.
이 글은 단숨에 1억 4천만 뷰가 넘는 조회수를 올리며 폭발적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동안 자신이 설립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만 자신의 글을 게재해왔다. 하지만 머그샷의 적극 홍보를 위해 그동안 외면한 X 계정을 이용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선거 캠페인 홈페이지에도 머그샷을 올렸다. 그러면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정의의 왜곡과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내쫓기 위해 기부를 해달라며 선거 자금 모금 동참을 촉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CNN 방송은 "트럼프가 구치소에서 풀려 나오자 마자 기소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머그샷을 적극 홍보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정치 자금 모금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머그샷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이 사진은 트럼프의 '완벽한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