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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잭슨홀 연설에 전문가들 '불확실성만 남겼다'

기사등록 : 2023-08-26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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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 "최고 승자, 변동성 대비 상품 판매자"
전문가들 "새로운 내용없으며, 모든 옵션 열어둬"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기대를 모았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25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 연설 내용을 둘러싸고 엇갈린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대체로 예상된 내용', '불확실성만 남긴 연설'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날 의장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올해 연설은 작년보다는 길어지겠지만, 메시지는 동일하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작년 연설이 매파적인 내용으로 시장에 큰 충격파를 안겼던 만큼, 올해도 완화적 내용은 기대하지 말라는 경고로 들렸다. 하지만 이날 연설 후 시장의 반응은 작년과는 달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

◆ 로이터 통신 "최고 승자, 변동성 대비 상품 판매자"

작년 연설 직후 미 증시가 급락한 것과는 달리 이날 뉴욕증시는 상승과 하락을 오가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으나 대체로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해 연설에서 수 차례 등장한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에 시장이 주목하며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면, 이날 시장은 '신중하게'라는 단어에 주목했다.

이날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에서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다"면서 "적절한 경우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지속해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제한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이 앞으로 더 이어질 수도 있으며, 고금리도 당분간 이어갈 것이란 점을 밝힌 셈이다.

하지만 동시에 "여기까지 온 걸 생각하면 우리는 다음 회의에서 신중하게 진행할 수 있는 입장에 있다"며 "추가 긴축을 할 것인지, 아니면 금리를 동결하고 추가적인 데이터를 기다릴 것인지 결정할 때 신중하게 하겠다"고도 말했다.

금리를 인상할 수 있지만, 앞으로 나올 데이터에 따라 동결할 수도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날 의장의 발언 내용을 매파적으로 봐야할지 중립적으로 해석해야 할지를 두고 전문가들도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뉴욕 증시와 채권 시장도 발언 내용을 소화하며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오죽하면 로이터 통신은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 "이날 최고의 승자는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한 상품을 판매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 월가 전문가들 "예상한 내용...가능한 모든 옵션 열어둬"

하지만 대다수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 내용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단기적으로 연준이 데이터에 의존해 통화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기존의 메시지를 재차 확인한 수준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비라즈 파텔 반다리서치 글로벌 매크로 스트래터지스트는 이날 파월의 발언에 새로운 내용은 없다면서 "의장이 새로운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가능한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두었다"고 평가했다.

연방준비제도 [사진=블룸버그]

메노모니폴스 애넥스자산관리의 브라이언 제이콥슨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말은 많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거의 없는 연설"이었다며 "작년의 짧지만 잔인했던 연설 대신 파월 의장은 더 길고 차분한 연설을 택했고 이번 연설의 핵심 단어는 '신중하게'였다"라고 지적했다.

이날의 연설이 단기적으로 나올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화 정책 결정을 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확인하는데 그치는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모넥스의 후안 페레즈 트레이딩 디렉터는 "연준 관계자조차 미래에 어떤 어려움이 발생할지 확실히 알 수 없기 문에 시장은 이날 명확한 지침을 거의 제공받지 못했다"며 연준의 이날 발언이 다소 모호했다고 평가했다.

심플라이 자산운용의 마이클 그린 수석 전략가도 이날 의장의 연설에 "대부분 별 정보가 없었던 것(largely non informatio)"이라며 "연준은 기껏해야 매우 느리고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고, 이날 연설로 의미 있게 포지션을 조정할 투자자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ING의 카스텐 브르제스키 글로벌 매크로 책임자는 "연설은 예상대로였다"면서 "9월 금리 인상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완전한 중단이 아니며 이날 파월 의장은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미 언론들도 비슷한 평가를 내놓았다. 미 경제지 배런스는 이날 의장의 발언에 대해 '냉정'하지만 '중간 정도'라고 평가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만 잔뜩 남겼다(Powell's Speech Leaves 'Cloud of Uncertainty' Over Rates)'고 전했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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