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홍콩을 떠나 중국 본토인 광둥(廣東)성에서 노후를 보내는 홍콩인들이 늘고 있다. 올해 초 위드 코로나 전환 뒤 선전과 홍콩 간 육상·해상 통로가 전면 개방된 데 더해 홍콩 정부가 이른바 '북상양로(北上養老·홍콩의 북쪽에 있는 중국 본토에서 노후 생활을 하는 것)'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이 배경이라고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이 29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심형 실버타운 운영 업체인 타이캉즈자(泰康之家)가 최근 선전에 오픈한 펑위안(鵬園)에 입주를 신청한 700여 명 중 50여 명은 홍콩인이다. 2017년 광저우(廣州)에 문을 연 웨위안(粵園)에도 홍콩인 27명이 입주했다.
홍콩노동복지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65세 이상 홍콩인 8만 5000여 명이 광둥성에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간 85% 증가한 것이다.
홍콩 정부는 현지 노년층의 중국 본토 이주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노인 인구 부양 부담이 커지면서다. 실제로 2021년 기준 홍콩의 65세 이상 노인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섰다.
광둥성과 홍콩·마카오를 단일 경제권으로 잇는 웨강아오대만구(粵港澳大灣區)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각 지방 정부는 양로 지원 및 노후 서비스 관련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등이 발표한 '웨강아오대만구 발전 계획 요강'에는 홍콩·마카오 투자자가 주장(珠江)삼각지 지역에 단독 혹은 합자 등 방식으로 양로 등 사회 서비스 기구를 설립하는 것을 지원하고, 홍콩·마카오 주민이 광둥성에서 노후를 보내는 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의료 및 양로 서비스를 결합해 범 지역 헬스 케어 및 양로 시범 기지를 건설한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광둥성과 홍콩 정부는 올들어 홍콩인의 '북상양로' 지원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지난 6월, 두 지역 정부는 지역 간 양로 서비스 협력의 비약적 발전 실현을 골자로 한 '광둥·홍콩 양로 협력 추진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7월에는 홍콩특별행구 사회복지처가 '광둥성 원사(院舍) 돌봄 서비스 계획' 실시 지역을 종전의 선전과 자오칭(肇慶)에서 주하이(珠海)·포산(佛山)·후이저우(惠州)·중산(中山)·장먼(江門) 등까지 확대해 홍콩인이 중국 본토에서 노후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본토의 실버타운·양로원 등 비용이 더 저렴한 것도 홍콩인들의 본토 생활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중요한 요인이다. 타이캉즈자 추젠웨이(邱建偉) 최고경영자(CEO)는 "홍콩 부동산 값이 광저우나 선전보다 비싸고, 홍콩의 저렴한 실버타운 비용이 광저우나 선전의 고급 요양기관보다 비싸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홍콩 학자 스청(石琤)은 연구 자료를 인용, "인구 고령화와 양로 자원 부족 속 장년층의 본토 이주는 홍콩이 노인부양 부담을 완화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홍콩과 본토의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제도가 달라 보험 가입자와 그에 대한 대우를 통합하는 것은 단기간에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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