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슈퍼스타가 즐비한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무기력하다. 득점권 타율은 바닥이고 연장만 가면 진다. 1일(한국시간) 홈에서 샌프란시스코에게 져 3연패했다. 62승 73패를 기록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로 사실상 가을야구는 물건너갔다. 수백억원 연봉을 받는 소토, 마차도, 타티스 주니어, 보가츠는 몸값도 이름값도 못한다. 2~5번 타자로 나서 맥을 끊기 일쑤다. 수비 역시 기대에 못 미치고 실책이 많다. 난파선 같은 샌디에이고에서 '공수의 엔진' 역할을 하는 선수가 1번 타자 김하성이다.
무기력한 샌디에이고 팀에서 공수주 맹활약하는 김하성. [사진 = 게티이미지] |
타격에서는 끈질기다. 탁월한 선구안으로 상대 투수의 투구수를 늘린다. 타석당 평균 4개 이상 던지게 할 만큼 공을 잘 본다. 좋은 공을 잘 고르니 팀 주전 중 가장 타율(0.277)이 높다. 게다가 올해 홈런을 17개나 쳤다. 28차례 도루에 성공한 호타 준족이다. 공수주 3박자를 갖춘 리드오프로 손색이 없다.
수비는 골드글러브급이다. 수비로 얼마나 많은 실점을 막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DRS(Defensive Run Save)는 MLB 전체 1위, 내야수의 평균 대비 기여 아웃 지표인 OAA(Outs Above Average)는 MLB 전체 2위다. 1루수 빼고 유격수, 2루수 3루수 다 잘한다. 샌디에이고 내야의 마당쇠로 지난 3년간 호수비 명장면을 쓸어담았다.
멘탈은 강하다. 투스트라이 노볼 상황에서 안타를 가장 잘 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다. 투수앞 땅볼을 쳐도 헬멧이 벗겨져라 1루를 향해 뛴다. 힘 뺄 필요없다는 듯 천천히 뛰어가는 다른 선수들과 대비된다. 사력을 다해 주루하는 허슬플레이, 몸을 사리지 않고 홈플레이트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하는 투혼은 어썸킴의 대표브랜드가 됐다.
김하성은 이날 샌디에이고 홈구장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전에도 투지는 빛났다.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7회까지 1루수 땅볼-투수 앞 땅볼-우익수 뜬공-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샌디에이고 타선 역시 침묵했고 수비에서 실책 3개를 쏟아내며 1-7로 크게 뒤졌다. 김하성은 9회말 1사 3루에서 마지막 타석에 섰다. 12연속 경기 출루 행진이 중단될 위기였다. 하지만 김하성은 중전 안타를 뽑아내고 시즌 52타점째를 올렸다. 이후 소토의 병살타로 경기는 끝났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와 4+1년 보장 금액 2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25시즌에는 연봉 800만 달러 옵션이 있는데 김하성이 이를 포기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다. 김하성의 몸값은 샌디에이고 입장에선 굴러온 복덩이다. 최근 미국 언론은 샌디에이고에 '넝쿨'을 미리 붙잡으라고 조언한다. 디애슬레틱은 "김하성은 다른 선수들보다 샌디에이고와 장기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가치가 급등하는 김하성을 잡아라. 후안 소토, 블레이크 스넬, 조시 헤이더보다 많지 않은 돈이 들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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