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가 앞으로 '모든 폐기물 자원화'를 목표로 자원순환경제 도시로의 전환에 나선다.
시는 우선 2026년까지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10% 줄이고 재활용률은 10%p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5년부터는 서울에서도 일회용컵 사용 시 보증금 300원이 부과되는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되고 한강공원은 '일회용 배달용기 반입 금지구역'으로 운영된다.
또 2026년까지 단독주택 거주자도 재활용품을 편리하게 분리 배출할 수 있는 거점이 시내 2만개소로 늘어나고 신규 건축물을 짓거나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등 추진 시 재활용품 분리배출 공간을 확보토록 하는 '건축물 자원순환 설계 가이드라인'도 마련된다.
서울시는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플라스틱 감축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생산·유통·소비,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을 줄이고 발생한 플라스틱은 '최대한 자원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대책 주요 내용 [이미지=서울시] 2023.09.07 kh99@newspim.com |
시는 이번 대책을 통해 일일 플라스틱 발생량은 현재 2753톤에서 2026년까지 10%(275톤) 감축한 2478톤까지 줄이고 재활용률은 현재 69%에서 79%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대책을 보면,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건강한 일상 조성 ▲재활용품 분리배출 인프라 확충 ▲플라스틱 자원화·선순환 체계구축 등 3대 추진전략과 22개 세부과제으로 이뤄졌다. 시는 종합대책을 통해 온실가스 약 14만톤 감축, 2200개 일자리를 창출해 낸다는 계획이다.
먼저 일회용컵, 음식 배달용기, 상품 포장재 품목을 중점적으로 줄인다. 2025년부터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도입, 커피점 등에서 일회용컵 사용 시 보증금 300원이 부과된다. 시는 세종·제주에서 시행 중인 보증금제 운영사례를 참고하고 환경부와 협력해 제도 적용 대상·반납 편의성 등을 개선한 후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대책 주요 내용 [이미지=서울시] 2023.09.07 kh99@newspim.com |
당장 이달부터 카페 등에서 개인 컵에 음료 주문 시 시가 300원을 할인해주는 '개인 컵 추가할인제'도 시행한다. 영화관·경기장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도 다회용컵을 이용토록 하고 하루 폐기물 300kg 이상 배출하는 대형건물 내 카페는 다회용컵을 도입하도록 적극 권장해 2026년까지 일회용컵 1억개 사용을 줄인다는 목표다.
주요 배달플랫폼(배달의민족·요기요·땡겨요)과 협약을 맺고 앱으로 음식 주문 시 다회용 그릇에 담아주는 '제로식당' 서비스는 현재 10개 자치구에서 2026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다. 세제·음식 등을 다회용기에 담아주어 일회용 포장재를 줄이는데 앞장서는 '제로마켓'도 2026년까지 1000개로 늘린다.
그간 일회용품을 대량으로 사용해 왔던 장례식장, 행사·축제, 체육시설 등을 다회용컵과 용기를 사용하는 '제로 플라스틱' 거점으로 전환한다. 앞으로 공공 기관이 주최하는 모든 행사·축제의 푸드트럭(먹거리트럭)은 다회용기 사용이 의무화된다.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대책 주요 내용 [이미지=서울시] 2023.09.07 kh99@newspim.com |
무분별한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던 한강공원은 '일회용 배달용기 반입 금지구역(제로 플라스틱존)'으로 운영된다. 올해 잠수교 일대를 시작으로 2024년 뚝섬·반포, 2025년 한강공원 전역으로 확대된다.
재활용품을 편리하게 분리배출토록 주거지 가까운 곳에 '분리배출 인프라'를 대폭 확충한다. 문전 혼합 배출이 이뤄지고 있는 '단독주택·도시형생활주택 밀집지역' 재활용 분리배출 거점을 현재 1만3000개소에서 2026년 2만개소까지 늘리고 동네 '자원관리사'를 지정해 재활용품 배출을 돕고 골목길 경관도 개선한다.
또 버스정류장, 대학가·원룸촌 등 일회용컵을 비롯한 재활용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뒤섞여 배출되는 사각지대를 발굴해 분리배출함, 스마트회수기, 자원회수 스테이션 등을 설치하고 '분리배출률'을 높인다.
폐플라스틱의 자원화를 위해 '고품질 재생원료 확보'를 위한 사업도 전개한다. 2021년부터 단독주택·상가에서 시행해 온 '투명페트병·폐비닐 분리배출 요일제'를 확대 정착시키고 재활용품을 종량제봉투 등으로 교환해주는 '재활용품 수거 유가보상'도 지원한다.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대책 주요 내용 [이미지=서울시] 2023.09.07 kh99@newspim.com |
아울러 시는 신규 건축물 설계 또는 모아타운 등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추진 시 '재활용품 분리배출 공간'을 필히 확보토록 하는 '건축물 자원순환 설계 가이드라인'을 개발, 건축·정비사업 분야에 배포할 계획이다.
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을 이용, 오염되거나 복합 재질로 된 폐비닐을 연료유 또는 재생원료로 생산해내는 '도시원유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시는 올해 4월 국내 4개 정유화학사(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LG화학·SK지오센트릭)와 업무협약을 맺고 2026년까지 연간 8만6000톤의 폐비닐을 열분해 원료로 공급하기로 했다.
서울에 전국 봉제업체의 60%가 집중된 만큼 '봉제원단 폐기물'도 고형연료, 섬유원사 등으로 자원화에 나선다. 하루 폐기되는 자투리 원단만 127톤, 이 중 60%가 소각·매립된다. 시는 2026년까지 자치구·SR센터·기업을 연계, 100톤/일 가량의 원단을 섬유패널, 건축자재 등 재활용 자원으로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신기술을 도입해 재활용 선별시설도 현대화·자동화한다. 내년 중으로 하루 최대 230톤의 폐기물을 추가 처리할 수 있도록 은평·강남·강동 선별시설 처리용량을 늘리고 2026년까지 현재 도봉구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인공지능(AI) 선별 로봇을 모든 공공 선별시설에 확대 도입한다.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대책 주요 내용 [이미지=서울시] 2023.09.07 kh99@newspim.com |
일회용품·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모든 제도와 정책은 '시민 참여'를 밑바탕으로 실현되므로 시는 기업·대학·종교계·시민단체 등과 함께 자발적인 참여를 지속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물품 재사용 문화 확산을 위한 벼룩시장을 연간 40회로 확대 운영하고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뚝섬나눔장터' 운영도 내달부터 재개한다.
지역 자원순환 산업을 육성하고 관련 기업에 융자 등 지원도 확대한다. 올해 공공 분야 처음으로 재생원료를 30% 사용한 병물아리수 10만 병을 공급한 데 이어 내년부터는 재생원료를 100% 사용할 계획이며 수도계량기 보호통, 보도블럭 등 공공시설물에도 비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제품을 사용한다.
이인근 시 기후환경본부장은 "플라스틱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늦춰선 안 될 도시와 인류 생존을 위한 당면 과제"라며 "플라스틱을 비롯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폐기물 자원을 재활용해 서울이 세계적인 '순환경제 모범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동참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