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지역 아파트 청약은 '불패'를 이어가며 활기를 띠고 있지만 지방은 미달 사태가 확산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분양물량 감소,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은 인구 감소, 투자수요 위축 등으로 대기 수요자로부터 외면받는 실정이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와 역세권 입지를 갖춘 단지를 제외하고는 청약 흥행이 쉽지 않다.
◆ 8월 지방 사업장 50% 미달...청약 '제로' 단지도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민간 아파트 10곳이 청약에 나서 5곳이 미달 사태를 빚었다. 서울지역은 '청계 SK VIEW', '래미안 라그란데', '수유 시그니티' 3곳이 모두 청약이 완판했다.
지방은 시공사 인지도와 입지 경쟁력이 떨어질 경우 대부분 흥행에 부진했다. 단순한 청약률 부진뿐 아니라 아파트 공사 진행이 쉽지 않을 정도인 청약 제로(0) 단지도 발생하고 있다.
지방 지역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핌DB] |
경남 거창 '대동리 나리안길 107동' 아파트는 지난달 8~9일 48가구에 대한 1·2순위 청약에서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나홀로 아파트'로 단지 규모가 작은 데다 시행사가 연간 매출 40억원대에 불과한 지엔지종합건설이 참여한 것이 흥행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청약을 받은 경북 '울진 하버펠리체'는 67가구 공급에 신청자가 한 명에 그쳤다. 이 단지 또한 100가구 미만의 소형 단지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세영토건, 우영종합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서희건설이 공급한 경산 '중방스타힐스'(조합원 취소분)은 34가구 모집에 10명이 신청했다.
상대적으로 단지 규모가 큰 경남 '신항 마린 애시앙'도 459가구 공급에 청약자가 87에 그쳐 평균 경쟁률 0.2대 1에 그쳤다. 부영주택이 시행과 시행을 동시에 진행하며 흥행몰이에 나섰지만 수요층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 주택경기 불확실성에 투자수요 관망
지방 분양시장의 찬바람이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지방은 인구감소로 실수요가 부족한 데다 주택경기 불확실성에 투자수요 유인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 완화 이후 서울지역은 회복세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주요 지역의 집값이 최고가 대비 25~30% 하락하면서 투자 가치가 생긴 것도 이유다.
지방은 온기가 미미하다. 부산과 전남, 제주 등은 주간 단위 매맷값 변동률이 여전히 마이너스다. 나머지 지역들도 보합 또는 약보합 수준이다. '악성 물량'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 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7407가구로 작년 말(6226가구) 대비 19% 증가했다. 게다가 특례보금자리론 대출이 종료되면 주택수요가 줄어 지방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서울과 달리 지방은 투자수요 부족 등으로 주택시장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며 "특례보금자리론 대출이 종료되면 지방 시장이 더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