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측 간 군사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위성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 등을 언급해 향후 움직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일 전용열차편으로 평양역을 출발한 김정은 위원장은 13일 낮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에 위치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해 미리 기다리고 있던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 정상회담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아무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이 13일 오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설 투어를 하고 있다. 2023.09.13 wonjc6@newspim.com |
김정은은 푸틴에게 "바쁜 일정 중에도 초청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우크라니아 침공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북러 정상회담에 응해준데 대한 사의 표시다.
두 정상은 환영행사와 환담에 이어 양측 고위 군 관계자와 당・내각 핵심 인사들이 배석한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 경제협력·지역상황·인도적 사안을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해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푸틴은 특히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도울 것"이라며 "이것이 우주기지서 (김정은과) 회담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에 대해 "러시아와의 관계증진은 북한의 최우선 과제"라며 "우리는 푸틴 대통령의 모든 결정을 지지한다"고 말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두둔하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1000km 떨어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가 2012년 건설한 첨단 시설로 알려져 있다.
군사정찰 위성 개발을 공언해 온 북한은 5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발사체를 쏘아 올렸지만 잇달아 실패했다.
러시아가 대북 인공위성 개발 지원에 나설 것이란 입장을 밝히면서 북한은 돌파구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왼쪽)이 13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에 없음)과 함께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한 모습. 2023.09.13 wonjc6@newspim.com |
이와 관련 크렘린궁은 "러시아와 북한은 공개되면 안 되는 민감한 영역에서 협력할 것"이란 입장을 밝혀 향후 군사 분야를 포함한 협력과 관계밀착을 가속화해 나갈 것임을 예고했다.
양측은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에 맞서기 위한 공동 대응 방안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현지매체와 외신은 김정은이 푸틴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도 회담할 것이라고 보도해, 대러 무기제공 등을 포함한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임을 시사했다.
북러 양측은 김정은과 푸틴의 정상회담과 확대회담, 국방장관 회담 및 과학기술 협력 회담 등을 마무리 한 뒤 회담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북러 정상회담의 의제나 양측의 입장으로 볼 때 논의 내용의 상당 부분이 비공개에 부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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