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올해 국정감사에서 건설사 CEO(대표이사)의 무더기 줄소환이 예고되면서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작년 건설업계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위반이 핵심이었다면 올해는 여기에 더해 '순살 아파트' 등 부실시공 책임 논란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붕괴사고가 발생했던 인천 검단아파트 시공사인 GS건설을 필두로 DL이앤씨, 현대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증인으로 검토되고 있다. 공공택지 입찰에 계열사를 불법 동원해 소위 '벌떼 입찰'에 나선 중견 건설사도 소환될 가능성이 있다.
◆ 임병용 GS건설 부회장·마창민 DL이앤씨 대표 등 대형사 CEO 무더기 소환 예고
13일 정치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내달 10일부터 진행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국정감사에 건설사 CEO가 대거 출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부회장)가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국감장에 소환될 것이 유력하다. 발주처, 설계사, 감리사 등의 귀책사유 비중을 떠나 GS건설은 대표 주관사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단지 전체 재시공을 약속했다. 이에 따른 손실액만 5000억원을 넘는다.
올해 국정감사에 건설사 CEO가 대거 증인으로 소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현장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살펴보는 모습. [사진=국토교통부] |
회사측의 발 빠른 대응에도 정부가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에 영업정지 10개월이나 중징계를 내린 데다 1000명이 넘는 입주 예정자가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국정감사에서 사고 원인과 후속 대응에 대한 추궁이 불가피하다. 붕괴사고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도 국감장에 나와 입주민 의견을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은 만큼 중대재해법도 엄하게 다뤄질 예정이다. 작년 1월 이 법이 시행된 이후 대형 건설사별 사망 사고는 DL이앤씨가 8명으로 가장 많고, 대우건설 4명, 현대건설 3명, 현대엔지니어링 3명, 한화 건설부문 2명, SK에코플랜트 2명, GS건설 1명 등이다. 안전관리가 부실했던 대형사 CEO들이 무더기 소환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호건설과 신세계건설, 시티건설, 동문건설, 대우산업개발, 이수건설, 대광건영, 보미건설 등 중견사도 각각 1명씩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중대재해법의 적용 강도가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다. 건설현장 안전에 대한 관리, 감독도 광범위하게는 부실공사 범주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에는 고용노동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이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많은 현장 사망사고를 낸 DL이앤씨 본사와 현장 사무소를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
◆ 시장질서 해치는 '벌떼 입찰'도 집중 추궁
벌떼 입찰도 국정감사에 중요하게 다뤄질 부분이다. 공정한 시장 질서를 해칠 뿐 아니라 '일감 몰아주기' 등 계열사 부당 지원에 활용됐기 때문이다.
2기신도시와 대규모 택지지구 개발 과정에서 중견 건설사들이 계열사를 동원해 택지를 낙찰받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2016년 '1사 1택지' 제도가 확립되기 이전까지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편법이 빈번했다. 일부 2기신도시에서는 한 건설사가 10곳 이상 택지를 받아가기도 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벌떼 입찰을 뿌리 뽑고 부당이익을 소급 적용해 환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말 화가 난다. 2013∼2015년 벌어진 호반건설의 벌떼 입찰로 공정위에서 과징금 608억원을 부과했지만, 호반건설의 두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들은 분양이익만 1조3000억 이상을 벌었다"며 "국토부에서 해당 시기에 등록기준 충족여부를 조사하고, 더 자세한 불법성 여부는 경찰, 검찰 수사로 밝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원 장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벌떼 입찰로 낙찰받은 건에 대해서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벌떼 입찰을 부당하게 활용한 건설사로는 호반건설, 제일건설, 우미건설, 대방건설 등 대표적이다.
대형 건설사 경영지원실 한 임원은 "아파트 붕괴사고, 부실시공, 안전사고 논란 등으로 건설업계 이슈가 많아 올해 국토교통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를 비롯한 국정감사에 건설사 CEO가 대거 호출될 보인다"며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만큼 국감장에서 지적된 건설업계의 문제점은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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