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로 14개월 만에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유가 상승이 주범이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예상을 소폭 웃돌았으나, 7월에 비해서는 상당히 둔화했다.
강력한 8월 CPI 수치에 미 주가지수 선물은 일시 낙폭을 확대했으나, 둔화한 근원 CPI 수치 등을 소화하며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상승 출발했다.
LA 타겟 매장에서 식료품을 고르는 소비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휘발유 가격 10.6% 급등하며 물가 상승 견인
미 노동부는 8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6%, 전년 대비로는 3.7% 올랐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7월의 0.2% 상승을 웃돌며 지난해 6월 기록한 1.2%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도 CPI는 7월(3.2%) 수치나 월가 예상(3.6%)를 웃돌았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의 영향을 배제한 8월 물가 상승률은 7월보다 둔화했다.
연준이 주시하는 근원(식품·에너지 제외) CPI는 8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로는 4.3% 각각 올랐다.
전월 대비로는 7월 0.2%에서 0.1%포인트 올랐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7월(4.7%)에 비해 0.4%포인트나 둔화했다. 전문가 전망치(0.2%, 4.3%)에는 대체로 부합했다.
8월 헤드라인 CPI 상승률이 가팔라진 것은 전월에 비해 5.6% 오른 에너지 가격 때문이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10.6% 오르며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식품 가격도 0.2% 올랐다.
주거비 상승세도 눈에 띈다. 전체 CPI에서 3분의 1가량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월 대비 0.3% 올랐다. 주거비 구성 요소 중 임대 비용은 전월 대비 0.5%, 전년 대비 7.8% 올랐으며, 임대 기회비용(OER: owners' equivalent rent)도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로 7.3% 각각 올랐다.
운송 서비스 가격도 전월 대비 2% 올랐다.
다만 2001~2002년 인플레이션의 주범이었던 중고차 가격은 전월 대비로 1.2%, 전년 대비로 6.6% 각각 내렸다.
미국 CPI 상승률(전년 대비) 추기 [자료=미 노동부, CNBC 재인용] 2023.09.13 koinwon@newspim.com |
◆ 기대 이상 CPI에도 시장 9월 금리 동결 가능성 97%로 반영
부동산 정보 업체 브라이트 MLS의 리사 스터트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거비 상승분을 제외하면 8월 CPI가 전년 대비로 1% 오르는데 그쳤을 것"이라며 "주거비가 CPI에서 계속해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거비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이것이 CPI에 반영되려면 몇 달이 걸릴 것"이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회의에서 금리 결정을 내리기 위해 데이터 중심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때 임대료 등 주거비를 눈여겨볼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상승세가 강화함에 따라 실질 임금은 오히려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8월 시간당 평균 실질 임금(계절 조정치)은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0.5% 올랐다.
맨해튼 슈퍼마켓에서 상품을 가득 담은 쇼핑카트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근 발표된 물가와 고용 등 각종 지표가 둔화 조짐을 보이며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동결 기대가 커지고 있다.하지 연준 당국자들은 최근 발언을 통해 앞으로 나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해왔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 이코노미스트는 이날의 CPI 내용으로는 다음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연준의 계획을 변경할 만한 내용은 없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7.0%로 사실상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11월 동결 가능성은 57.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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