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가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을 뒤엎는 결정이다. 또한 이날 ECB는 이번 금리 인상이 이번 사이클의 마지막 인상이 될 것이라는 시그널도 보냈다.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ECB는 이날 통화정책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4.50%로, 수신금리와 한계 대출금리는 각각 4.0%와 4.75%로 0.25%포인트(P)씩 올리기로 했다. 수신금리는 19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최고다.
이로써 ECB는 작년 7월부터 10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며,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총 4.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ECB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이다.
다만 이날 성명에서 ECB는 이번 금리 인상이 이번 사이클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신호도 보냈다.
ECB는 성명에서 "ECB 위원회는 현재의 (경제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유로존 금리가 현 수준에 충분히 장기간 유지될 경우 인플레이션을 적시에 목표치로 복귀시키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리를 현행 수준에 유지하며 물가 안정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이날 ECB는 향후 2년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천천히 물가 안정 목표인 2%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경제 성장률 기대치도 하향 조정했다.
ECB는 올 연말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5.6%, 2024년과 2025년 말에는 각각 3.2%, 2.1%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 6월 전망치인 5.4%, 3.0%에 비해 올려잡은 것이다. 다만 2025년 전망치는 종전의 2.2%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말 0.7%에 이르고 2024년과 2025년에는 1.0%, 1.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종전의 전망치 0.9%, 1.5%, 1.6%에서 각각 하향 조정한 것이다.
물가가 여전히 안정 목표를 두 배 이상 옷돌고 있지만, 고금리와 중국의 경기 침체로 인해 ECB는 금리를 더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는 딜레마에 처해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ECB의 인플레이션과 GDP 전망치를 전하며 유로존 내 고물·저성장으로 대변되는 스테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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