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국내 시중은행에 동결됐던 이란 원유 결제 대금 60억달러(8조원)가 17일(현지시각) 스위스 계좌를 거쳐 카타르 은행 내 이란 계좌로 이전하는 절차를 완료했다.
외교부는 19일 "그간 미국의 대이란 금융제재로 인해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이 관련국 간 긴밀한 협조하에 최근 제3국으로 성공적으로 이전됐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빈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 설치된 이란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외교부는 "동결자금 문제 해결은 당사국들뿐만 아니라, 카타르, 스위스 등 제3국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며 "이들 국가의 건설적 역할에 각별한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 동결자금은 카타르로 이전된 후에도 한국에서와 유사하게 식량, 의약품 구입 등 인도적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인바, 우리 정부는 카타르에 우리의 인도적 교역 경험을 공유한 바 있다"며 "정부는 이번 동결자금 이전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향후 보다 발전되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있는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계좌에는 이란의 석유 판매 대금 60억달러가 4년 여 동안 묶여 있었다. 이 돈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이란 핵합의 탈퇴에 이은 미국의 경제·금융 제재 탓에 이란으로 송금되지 못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카타르의 중재 아래 이란 자금을 인도주의 용도로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한국 내 동결자금을 해소하기로 했다. 양국은 수감자를 5명씩 맞교환하는 데 합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성명에서 "오늘 이란에 구금됐던 무고한 미국인 5명이 드디어 집으로 온다"며 "우리가 이 결과를 달성하도록 돕기 위해 지치지 않고 노력해 준 카타르, 오만, 스위스, 한국 정부를 포함한 우리의 국내외 파트너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60억 달러가 오늘 카타르로 송금됐다"고 언급했다.
에이피(AP)통신 등은 이란에서 풀려난 미국인 수감자 5명이 중재국인 카타르의 항공기를 타고 카타르 수도 도하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미국에서 풀려난 이란인 수감자 5명 중 2명은 도하에 도착했고, 나머지 3명은 이란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이란핵합의(JCPOA) 복원을 공약했고, 카타르와 오만 등의 중재로 이번 합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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