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25일 "한국에 금융의 삼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리딩 금융그룹이라고 하면서 세계 60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있다"며 "개별 금융그룹 차원이 아닌 정책당국의 고민이 함께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점 신관에서 열린 KB금융그룹 CE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9.25 pangbin@newspim.com |
오는 11월 퇴임을 앞둔 윤종규 회장은 이날 여의도 소재 KB국민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리딩금융 그룹이 세계 10위권 내외에 위치해야 하는데 60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것에 씁쓸함을 느낀다"며 "양종희 KB금융 회장 내정자가 진일보한 성과를 보여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업은 자본 비즈니스로 자본이 없으면 자산을 늘릴 수 없다"며 "개별회사의 노력만으로는 어렵고, 정책당국과 함께 여러 방책을 강구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금융회사의 글로벌화를 강조하며 "현재 격차가 많이 벌어진 만큼 단기 해결은 불가능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책적 수단과 지혜를 총동원해서 함께 달려나가야 한다"며 "투자자들에게 좋은 상품 안내하고 좋은 투자처 발굴해서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70~80%의 개인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며 "앞으로 금융자산을 잘 활용해서 돈이 돈을 벌어들이도록 금융회사가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가 해외 자산운용에 대해 대폭 인력과 역량을 확충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CEO 재임기간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윤 회장은 "우리 금융사가 글로벌 톱 티어가 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데, 3년 마다 CEO가 바뀌는 체제를 통해 장기적인 계획과 성과가 나오는 투자가 얼마나 가능 하겠나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8년 하버드 경영자 리뷰 자료를 보면 S&P500 기업 CEO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10.2년이고,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평균 재임 기간이 7년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정답이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CEO가 절대적 영향력 행사할 수 있는지, 이사진들로 '참호'를 구축하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팩트(사실)와 프레임, 픽션(허구)은 구분해야 한다. 각 회사의 연혁, 업종 특성, 문화적 차이 등을 고려해 각자에게 맞는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종규 회장은 자신의 별명을 '백팩을 멘 회장', '노란 넥타이를 맨 회장'으로 소개하며 "9년간 노란색 넥타이를 매는 것을 빼먹은 적이 없다"며 "친구들이 '네 몸에는 빨간피가 아닌 노란 피가 흐르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로 KB는 내 삶의 일부였다"고 소회를 전했다.
재무 상황이 녹록치 않았을 때 회장으로 취임해 리딩뱅크·리딩그룹 1위를 탈환하고,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푸르덴셜생명 등을 인수해 비은행 부문을 크게 강화한 점, 탄탄한 경영승계를 구촉한 점 등이 윤종규 회장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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