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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리스크 피하자"...'인도'로 가는 삼성·애플

기사등록 : 2023-09-2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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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유치하는 인도 정부 지원 이어져
인도 사회문화적 배경 고려한 현지화 전략 세워야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미중 갈등, 아이폰 금지령 등 중국 시장이 안고 있는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다음 시장으로 '인도'가 주목받고 있다. 애플은 향후 5년내 인도 현지 생산 규모를 지금 5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고 삼성전자는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인도에 두는 등 생산허브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하노이에 건립 중인 연구개발센터. 삼성전자의 생산 허브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25일 블룸버그 통신이 인용한 인도트러스트통신(PTI)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인도에서 5년 안에 400억 달러 규모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애플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아이폰15 신제품 발표에서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을 최초로 공개했다. 내년부터는 에어팟도 인도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베트남에서 인도로 생산거점을 양분화하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생산의 핵심지인 노이다 공장에서 연간 1억대 이상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매년 3억 대가량의 스마트폰을 출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도에서 전체 물량의 30% 이상을 생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노이다에는 삼성의 R&D 센터와 디자인연구소도 들어서 있다.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 인도...삼성전자 점유율 늘어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수 있을까. 지난해 인도에서 팔린 스마트폰은 1억5160만대. 인도는 저렴한 인건비와 높은 신규 수요, 정부의 적극적인 세제 지원 혜택 등으로 스마트폰 업계가 집중하고 있는 국가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취임 이후 지속가능한 제조업 성장 정책을 담은 '메이크 인 인디아'에 따라 제조업 육성과 내수시장 성장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해 제조업을 육성하고 인도를 세계 공장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삼성전자, 애플, 샤오미 등 모바일 업계도 다수 진출해 있다.

인도 정부는 전자제품의 부품 국산화(PMP) 전략,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연계 제도 시행 등 다각적으로 제조업을 육성하고 있다. 여러 기업의 경쟁적인 유치가 이루어지면서 선제적으로 진출해 있던 중국 기업의 경쟁력도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점유율도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샤오미는 점유율 1위를 삼성전자에 내주고 중국 업체 비보에도 2위 자리를 빼앗겼다. 여전히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 간의 국경 갈등, 신규 업체에 대한 인도 정부의 적극적 지원 등으로 인해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관측된다.

블룸버그 통신이 인용한 인도트러스트통신(PTI)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인도에서 5년 안에 400억 달러 규모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사진=애플]

◆사회문화적 요인 고려 필요...현지화 전략이 포인트

반면 1인당 국민 소득이 1만 달러를 돌파한 중국과 다르게 인도는 아직 3000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인도에서의 부가가치 창출이 늦어지는 요인 중 하나다. 초프리미엄 시장을 애플이, 초저가 시장을 중국 업체들이 차지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현지화 전략이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박종범 삼성전자 서남아총괄(부사장)은 지난 8월 인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인도 소비자가 삼성을 인도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도록 삼성을 로컬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며 "여기에는 현지 제조, 현지 마케팅, 현지화 기능과 제품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전 물량을 중국, 베트남, 인도 등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다. 현지 생산 시 브랜드 인지도도 올라가고 수출 비용 등 관세 부담도 축소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나친 현지화를 통한 하향 평준화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도 소비자들도 삼성이라는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알고 있다. 브랜드 자체를 현지화하는 것은 오히려 다운그레이드화될 수 있다"며 "근태나 생산 퀄리티 등 시스템 자체의 현지화, 융합 외엔 브랜드의 글로벌 어드밴티지를 오히려 인도에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도의 사회문화적인 배경 역시 현지화 전략 중 하나로 편입돼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인도는 사업을 위한 인허가 절차 등 규제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고 지방정부 권한이 강력해 지방마다 정책이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유통망, 중간재 판매 등에서 협의 과정이 많아 인프라 확보나 체계 마련 속도가 더디다.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인도 시장은 아직까지도 가족경영 중심의 대기업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사회적인 계급 체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인도 사회문화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현지화 전략을 펼쳐야 한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회장 시절부터 인도를 직접 방문하며 접촉을 늘려가는 것 역시 인도 시장이 중요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리스크는 상대적인 개념이지만 현재 중국의 대안으로 인도가 꼽히는 만큼 다민족, 양극화 등 인도 사회가 안고 있는 역사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생산거점을 인도에 집중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지만 아직 인도 시장은 성장 초기인 만큼 우려가 섣부른 감은 있다"고 설명했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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