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지난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재천명에 뉴욕증시 매도 흐름이 강화된 가운데, 미국채 금리 급등 및 달러 상승에 더해 기업 실적 하향 움직임까지 가팔라져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각) 마켓워치는 미국채 금리 급등에 더해 S&P500 편입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트렉 리서치 공동 창립자 니콜라스 콜라스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몇 주 동안은 올해와 내년 S&P500 실적 전망을 상향하거나 최소 유지했지만 지난주부터 이러한 추세가 반전됐다"면서 이 때문에 지난주 증시 매도가 강화됐지만 해당 재료가 시장의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월가는 S&P500 기업들에 대한 3분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55.74달러로 직전주보다 0.6% 낮춰 잡았다. 동시에 4분기 EPS 전망도 57.85달러로 0.4% 하향했다.
데이터트렉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내년 한 해 EPS 전망치도 247.90달러로 0.3% 낮춰 잡았는데 이는 9주 만에 첫 하향 조정이다.
내년 상반기 S&P500 EPS 전망치도 낮아졌는데, 1분기가 57.93달러, 2분기가 60.90달러로 내려왔다.
니콜라스는 하향 조정 폭이 크다고 할 수는 없으나 중요한 것은 추세 반전에 있다면서, 주 후반까지도 실적 전망치가 계속 낮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주간으로 각각 2.8%, 3.5% 내리며 3주째 주간 하락 흐름을 지속했다. 다우지수 역시 지난주 1.8% 하락한 가운데, 지금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증시는 9월 월간 하락을 기록할 전망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플로어에서 근무하는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치솟는 채권 금리에 밀리는 증시
한편 미 채권 금리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시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기준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533%까지 올라 200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찍은 뒤 전장 대비 10bp(1bp=0.01%포인트) 오른 4.542%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지난주까지 이미 3주 연속 상승을 기록한 상태다.
연준 금리 전망을 적극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이날 1bp 전진한 5.131%를 기록했고, 30년물 금리는 13bp 뛴 4.656%를 기록했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S&P500 수익률과 미국채 10년물 수익률 차이로 본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은 마이너스(-) 0.58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이후 해당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은 평균 3.5 정도였는데 그만큼 주식 투자 매력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에드워드 존스의 안젤로 쿠르카파스 전략가는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흐름 속에서 주가가 떨어진 주식들을 서둘러 공격적으로 매수할 이유가 없다면서 "앞으로 몇 달 간은 이러한 시장 (관망)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제라드 블리커 야후 파이낸스 마켓 전문가는 투자자들이 미국채 10년물 금리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금리가 높았던 적이 드물었기에 현재 자금이 채권 쪽으로 쏠리고 있고 이는 달러 수요 증가로 이어져 달러 가치도 밀어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가프니 에버뱅크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매파 입장을 예상보다 강하게 고수 중인 연준에 시장이 오히려 백기를 드는 상황이라고 말했고, HSBC 홀딩스는 연준이 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 유지하겠다는 매파 스탠스를 고수하면 앞으로 (채권) 실질 금리가 더 올라 금융시장 전반에 매도세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