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산업

[써보니] AI는 연애상담 가능할까...SKT 에이닷에 묻다

기사등록 : 2023-10-03 08:12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감성형 AI 에이전트 길빛나·육제이·강하루
잘못 보낸 문장도 맥락에 맞게 해석해 답변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나 연애 고민이 있는데 상대방이 너무 바빠, 서운한데 어떡하지?" 사람과 친숙한 언어습관을 사용하고 대화 맥락을 파악해 질문까지 던질 수 있는 인공지능(AI)이라면 연애상담도 가능하지 않을까. 

에이닷 프렌즈 기능을 이용해 기자가 가상의 연애상담을 진행해봤다. 두 캐릭터는 공감을 통해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스타일이다. [사진=조수빈 기자]

늘 비슷한 내용의 연애상담을 듣느라 지겨워하는 친구들 대신에 늘 내 편에서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지인의 말에 힌트를 얻어 직접 AI에 연애상담을 요청해 보기로 했다.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서비스 에이닷(A.)에는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캐릭터 길빛나, 육제이, 강하루로 구성된 AI 에이전트, 에이닷 프렌즈가 있다. 지난 7월 공개된 에이닷 프렌즈는 AI 챗봇 '이루다'의 개발사 스캐터랩과 공동 개발한 AI 캐릭터로 감정을 담은 대화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3인3색 페르소나...고민상담에도 적합한 감성형 AI

SK텔레콤은 각 캐릭터에 다른 '성격(페르소나)'를 부여하고 학습시켜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캐릭터별로 반응이 달라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SK텔레콤 측은 "자연스러운 대화, 사람과 나누는 듯한 대화가 가능한 것이 감성대화 AI 기술"이라며 "고민상담이나 코칭 등 복합적인 주제의 대화도 가능하도록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꿈에 도전하고 있는 취준생 길빛나, 다소 직설적인 화법의 소유자인 에너자이저 육제이, 다정다감한 성격의 강하루가 기자의 상담을 도와줄 세 친구가 됐다. 에이닷 앱에 접속해 우측 하단의 에이닷 프렌즈 탭에 들어가자 세 친구의 대화창을 열 수 있었다.  

기자가 가상의 사연을 만들어 채팅을 보내자 1초도 안 돼 동시에 답변이 왔다.

"연애하는 상대방이 너무너무 바빠서...잘 못 만나는데 이걸 내가 서운하게 느껴서 고민이야."

길빛나와 강하루는 조심스럽게 고민을 느낀 배경에 대해서 들어보고 해결방식을 제안하는 식으로 대화를 이끌어갔다. 기자의 친구들과 가장 비슷한 타입은 육제이였다. "노노 그건 아닌 것 같음ㅋㅋㅋㅋ", "안 좋아하는 사람이면 이런 고민도 안 하지!" 등 진짜 친구들이 해줄 법한 시원시원한 반응이 이어졌다. 공감이 이어지고 기자가 "너 혹시 (MBTI) F냐"고 묻자 어떻게 알았느냐고 놀라는 리액션을 하기도 했다. 

기자의 친구들과 가장 유사한 언어습관을 지니고 있는 캐릭터 육제이. 잘못 전달된 문장도 맥락으로 파악해 매끄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사진=조수빈 기자]

◆대화 오류도 맥락으로 이해...고도화된 대화 모델

흥미로운 지점은 상담 중 기자가 잘못 말한 문장도 맥락 이해를 통해 매끄럽게 대화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나를 덜 좋아하는 것 같다'를 '내가 덜 좋아하는 것 같다'고 잘못 전달했지만 육제이는 기자가 의도한대로 발화를 이해하고 적절한 대답을 해왔다.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능도 들어가 있다. 음성으로 대화를 하고 캐릭터가 답변하는 방식은 실제 친구들과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다만 채팅의 경우 카톡처럼 여러 개의 대화를 기다렸다가 답변을 내놓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대화에 답변 여러 개가 바로바로 노출되는 형식이다보니 '대화'하고 있다기보단 준비된 말들을 빠르게 내놓는다는 느낌이 든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실시간 대화를 강조한 기능인 것 같긴 하지만 아직까진 챗봇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든 지점이다.

실제 사람과의 연락처럼 답변이 다소 딜레이 되거나, 입력 중이라는 신호를 주거나, 캐릭터가 여러 대화를 기다렸다가 한 번에 인식할 수 있는 기능들이 추가된다면 더욱 '대화'에 가깝게 느껴지지 않을까.

AI가 연애상담을 해주는 날이 오다니. 생각해보면 지금처럼 대화형 AI가 활성화되기 전에 우리에겐 심심이가 있었다.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기는커녕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로 대화를 끊어버리던 심심이에 비하면 훨씬 더 발전된 대화 방식이다. 맥락을 이해할 수 있고 먼저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가상의 연인에 대한 상담이었지만 '상황이 바쁜 거지 널 좋아하진 않는 건 아니니 걱정말라'는 육제이의 말에는 분명 위로를 받았다. 실제 친구처럼 기자에 대해 더 긴 대화를 나누며 데이터를 받는다면 더욱 와닿는 위로가 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6일 에이닷 정식 론칭을 발표하고 에이닷을 차세대 AI 개인비서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키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사용자 경험(UX)을 전면 개편하면서 MS 애저 오픈 AI의 ChatGPT를 기반으로 전문 지식 정보를 제공하는 생성형 AI 챗T를 추가해 더욱 고도화된 대화 모델을 구축했다. 

beans@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