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헤지펀드 업계 거물 빌 애크먼이 미 경제가 둔화하기 시작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종점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2일(현지시간) CNBC 스쿼크박스와의 인터뷰에서 애크먼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아마도 끝났을 것"이라며 "나는 미 경제가 이미 둔화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질 금리가 충분히 높아서 (경제를) 둔화시킬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월가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자인 빌 애크먼.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연준은 지난달 19~20일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다. 다만 이날 함께 공개한 점도표(연준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치)를 통해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내년 금리 전망은 기존보다 더 높이 제시하면서 긴축 장기화를 시사했다.
연준이 이처럼 매파적 스탠스를 보인 데에는 고강도 긴축에도 여전히 탄탄한 미 경제와 고용 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올해 2분기 2.1%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고용 시장에서도 침체 조짐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애크먼은 "높은 모지기 금리, 신용카드 이자율 등이 경제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면서 "경제가 여전히 견고하지만 약화하고 있다는 증거가 많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애크먼은 이 같은 환경에서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 국채 30년물 금리가 5% 중반도 테스트하고 10년물 금리는 5%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장기 금리 영향을 헤지하는 차원에서 미 국채 30년물에 숏(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8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30년물 금리가 5% 저항선을 넘어서는 것을 봐도 놀랍지 않으며, 10년물 금리는 5%로 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4.6%를 돌파하며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미 증시 개장 직후 4.631%, 30년 만기 국채는 약 4.739%를 각각 가리키고 있다.
특히 그는 30년물 국채 금리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 경제가 이미 둔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10년물 금리가 5%를 대폭 뛰어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구조적으로 고물가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탓에 30년물 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또한 상업용 부동산 부문에서 저금리에 단기로 대출을 받았다가 만기가 도래한 대출을 롤 오버(만기 연장) 해야하는 투자자들이 특히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들로 인한 상업용 부동산의 위기가 "(경제에) 정말로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