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2월 갤럭시S23을 출시와 함께 스팸신고에 대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개선하며 올해 상반기 스팸문자 신고가 7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불법스팸 근절을 위해 칼을 빼든 상황에, 민관 합동으로 진행한 휴대폰 UI 개선이 효과를 거두기 시작한 것이다.
6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상반기 스팸 유통현황에 따르면 휴대폰을 통해 전송되는 스팸문자 신고·탐지 건수는 올해 상반기 1억89만건으로 작년 하반기 1277만건 대비 690.1%(8812만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방통위 측은 "삼성전자 휴대폰 단말기 '스팸신고 기능' UI를 개선하며 이용자 신고 편의성 개선 영향으로 신고 및 신고인 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자료=방송통신위원회] |
삼성전자는 늘어나는 스팸문자와 보이스피싱, 제로 클릭 등 사이버 위협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2월 UI에 보안 기능을 추가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스팸신고 기능이다.
기존엔 문자메시지를 길게 누르면 맨 하단에 나오던 '스팸신고' 기능을 상단으로 옮겨 이용자 입장에서 자주 전송되는 스팸 문자를 더 쉽고 빠르게 차단·신고할 수 있게 개선됐다. 이 기능은 갤럭시S23 시리즈를 포함해 안드로이드OS13이 탑재된 모델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대부분의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된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삼성전자 측에 스팸문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대비해 사용자들에게 스팸문자를 더욱 잘 분별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UI를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 요청을 삼성전자가 받아들여 UI에 적용시킨 것이다.
이외에도 올해 상반기 스팸 유통 관련 눈에 띄는 점은 기존에 KT가 전체 문자스팸 신고·탐지 건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 KT 비중은 줄고 중소사업자인 스탠다드네트웍스 비율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업체별 전체 문자스팸 신고·탐지 건 중 차지하는 비율. [자료=방송통신위원회] |
스탠다드네트웍스의 상반기 국내발 문자스팸 신고·탐지 건수는 작년 하반기 대비 1788.8% 급증했다. 전체 문자스팸 신고·탐지 건수 중 스탠다드네트웍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5.7%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다우기술(24.0%), KT(13.0%)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메시징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기업메시징 사업 규모를 키우면서 중소사업자들이 어려움에 처했고, 그 매출을 보전하기 위해 스탠다드네트웍스와 같은 회사들이 스팸문자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 관계자는 "스팸문자 신고가 들어온 것 까지만 확인한 상태로 개별 기업까진 확인하진 못했다"면서 "스탠다드네트웍스의 경우 최근 스팸문자 발송이 급증해 예의주시하며 업체 정보를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