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3-10-10 16:11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중년의 축구팬들은 생생히 기억한다. 세계축구를 놀라게 한 '붉은 악마'의 돌풍을. '언더독'이란 예상을 깨고 한국은 1983년 세계청소년 축구대회 4강에 올랐다. 한국 국민들은 물론 멕시코 축구팬까지 붉은 유니폼의 투혼과 선전에 열광했다. 4강에서 만난 브라질까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브라질을 상대로 먼저 선취골을 넣었지만 1-2로 역전패했다. 세계 축구팬은 아쉬워했다. 그 붉은 악마들을 조련한 전 박종환 감독이 영면했다.
지난 7일 향년 85세로 별세한 고(故) 박종환 감독의 영결식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엄수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 황선홍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 등 많은 축구인들이 고인의 마지막을 지켰다.
박 전 감독의 제자로서 4강 신화를 함께 쓴 신연호 고려대 감독은 추모사를 통해 "고지대 적응을 위해 당시 태릉선수촌에서 마스크를 쓴 채 고통스러운 체력 훈련을 하고, 연습경기에서 한 골을 실점할 때마다 경기장을 열 바퀴씩 돌면서는 솔직히 감독님이 밉고 야속하기도 했다"고 돌아보았다.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축구계 선배님으로서 존경한다. 1983년 청소년대회 4강 신화로 우리나라 축구에 획을 그으셨다"고 박 전 감독을 기렸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1983년에 이미 벌떼 축구, 토털 축구를 실현하신 감독님은 한국 축구의 기준을 제시했다"며 "청소년대회 4강은 우리 연령별 대표팀이 최근 좋은 성과를 내는 기반이 됐다"고 추도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