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KT가 자체 개발 중인 무선 양자암호통신의 데이터 송수신 거리를 10km까지 늘리겠다는 도전적인 포부를 밝혔다. 현재 KT가 확보한 송수신 거리는 2km로 국내 최장거리다.
이영욱 KT 융합기술원 미래기술네트워크담당 올 옵틱 네트워크 태스크포스(TF) 상무가 12일 열린 간담회에서 KT의 무선 양자암호통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
KT는 12일 KT 연구개발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KT의 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 수준을 공개했다. KT가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물리적인 키 분배장치를 구간마다 설치하고 운용해 암호화하는 양자 키 분배(QKD) 방식이다.
KT 무선 암호통신 기술의 핵심은 '광자'에 있다. 광자는 빛의 가장 작은 단위로 렌즈로 빛을 모은 다음에 송신이 필요한 부분에 암호 키를 빔으로 쏘는 방식이다. 유선의 경우 광케이블을 통해 양자 키를 전달하는데 도서지역이나 또는 이동체에는 광케이블 연결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전자파를 사용해 키를 전달하는 기존 무선 통신의 경우 방해 전파에 매우 취약해 보안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KT의 기술을 사용하면 광케이블 연결이 어려운 해양과 도서, 산악지대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무인기와 군 정찰위성 등의 이동체에도 적용이 가능해진다. 안정적인 보안 확보가 중요한 국방 및 안보 분야에서 KT의 기술을 관심있게 보고 있는 이유다. 글로벌에서도 드론 등의 무인기를 무력화하는 전파 방해, 스푸핑(가짜 신호 발신) 등의 대응을 위해 새로운 무선 통신에 대한 니즈도 커지는 추세다.
이영욱 KT 융합기술원 미래기술네트워크담당 올 옵틱 네트워크 태스크포스(TF) 상무는 "오는 2040년 정도 되면 가용 국방인력이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예정이다. 전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무인 전투장비를 중앙에서 통제하는 식으로 전투 방식이 바뀔 것이기 때문에 이 기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종 목표는 20km..."군 내 작전 및 소통 전격 지원"
KT는 2021년부터 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해왔다. KT는 2024년 무선 양자암호통신의 데이터 송수신 거리를 10km 구간까지 늘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20km 정도다. 이 상무는 "10㎞는 지상에서 위성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손실이 일어나는 대기층을 염두에 둔 범위"라며 "군 작전 시 1개 사단에서 작전을 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20km는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기술을 발전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제주시에 있는 제주국제대학교 캠퍼스 300m 구간에 무선 양자암호통신 인프라를 시범 구축했으며, 최근 경기 가평군에 있는 청평호 왕복 2㎞ 구간에서 양자 신호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KT는 송수신 장치를 반자동으로 초정밀 지향이 가능하게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현재 오스트리아가 지상 143㎞ 구간 무선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으며, 중국은 유·무선을 더해 4600㎞ 구간에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상무는 "단순히 양자 상태의 키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후처리까지 포함해 완전한 암호전달체계를 구현한 것은 국내 최초이며, 거리 역시 최장거리 수준"이며 "일부 수입되는 광학소자를 제외하곤 순수 KT의 자체 기술력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KT는 상용화를 위해 국내 생태계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QKD 장치의 핵심 기술을 국내 중소기업에 이전하면서 양자암호통신 장비업체 출현을 유도하고 있다. 양자암호통신에 사용되는 부품은 대부분 외산이다. 공급망 안정성 확보나 통신 장애 발생 시 즉각 대응을 위해서는 국산 부품과 기술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지한 까닭이다.
국산화 확산을 위해 가격을 낮추는 방법도 마련 중이다. 이 상무는 "정부가 2024~2025년쯤 새 암호체계로의 전환 로드맵을 내면 시장이 급격하게 바뀔 것"이라면서 "장비 원가를 낮춰 비용의 저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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