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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동전] 해외 체류 이스라엘 예비군들, 가족·직장 두고 고국행

기사등록 : 2023-10-13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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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이스라엘 예비군들이 고국으로 모여들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하마스의 공격이후 이스라엘이 전면전에 대비하면서 36만 명이라는 대규모 예비군을 소집하면서다. 이스라엘 밖에서 생활하던 예비군들은 가족과 직장을 내려놓고 이스라엘로 향하고 있다.

12일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리투아니아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생활하다가 이스라엘로 향하고 있는 예비군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들 이스라엘 예비군은 신혼여행 중이거나 유학 등으로 해외에서 새로운 삶을 꾸리고 있는 이들이다.

통신은 이스라엘 정부가 예비군을 소집할 당시 예비군 대부분은 이스라엘 내에 거주 중이었지만 다양한 이유로 해외에 체류 중인 예비군들도 많다고 전했다. 이번에 소집된 36만 명의 예비군은 지난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최대 규모다.

뉴욕에서 기술 기업에 다니고 있다가 소집 명령을 받고 이스라엘로 간 유나탄 스타이너 씨는 "모두가 오고 있다"며 "누구도 '안 가겠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에 위치한 연대에 속한 스타이너 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이것은 전혀 다른 상황이고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가자지구에서 로켓이 발사되는 가운데 이스라엘 군인들이 이스라엘 남부의 한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0.13 mj72284@newspim.com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는 현재까지 1300명 이상의 민간인 및 군인이 사망했고 27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보복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리투아니아에서 의대에 재학 중인 님로드 네단 씨는 하마스의 공격으로 친구들과 친지들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후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네단 씨는 "내 친구들이 싸우고 있고 내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곳에 앉아 의학을 공부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 출신 예비군은 뉴욕에 아내와 자녀 등 가족들을 남기고 자신이 복무했던 소함대로 복귀했다. 그는 "내가 (뉴욕) 어퍼웨스트사이드의 사랑스러운 아파트에서 이것을 지켜만 본다면 나는 나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민은 18세가 넘으면 남성의 경우 32개월, 여성은 24개월간 군 복무가 의무다. 이들은 40세가 되기 전까지 예비군으로 국가 비상사태에 소집될 수 있다. 예비군은 전시에 정규군과 함께 싸운다.

올해 막 군대에서 전역한 유나탄 분젤 씨는 제대를 기념하기 위해 인도로 여행을 떠났지만, 하마스의 공격 소식을 듣고 고국으로 향했다. 당장은 소집 대상에서 제외됐던 분젤 씨는 "처음에는 충격을 받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면서 "그러나 몇 시간 동안 마음을 정리한 후 나는 내가 집으로 돌아가 내 나라를 구하고 사람들을 도우며 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전쟁 상황에서 이스라엘행 항공권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분젤 씨는 우선 두바이로 날아갔지만, 이스라엘행 비행기표를 구할 수 없었다. 결국 유대계 비영리 조직 라레츠(La'aretz)의 도움으로 분젤 씨는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다수의 항공사가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는 항공편을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한 가운데 이스라엘 항공사는 전 세계의 예비군을 수송하기 위해 항공편을 늘렸다. 지난 40년간 유대인의 안식일인 토요일 여객기를 운항하지 않았던 이스라엘 엘 알 항공은 예비군들을 이스라엘로 모으기 위해 정책을 바꿨다. 

뉴욕시에서 음식 배달 스타트업인 우드 스푼(Wood Spoon)을 운영하는 오렌 사르 씨는 고국으로 향하기로 했지만 어린 세 아들에게 사정을 설명하지 못했다. 사르 씨는 "아이들이 너무 어리고 설명해 주기는 싫다"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이스라엘 출장을 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르 씨는 "내 친구들과 가족, 내 나라가 위험에 처했을 때는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질문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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