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과 카타르 정부가 이란에서 미국인 5명 석방 합의 조건으로 송금했던 60억 달러에 대한 이란의 접근을 차단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은 이날 민주당 하원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이 더 이상이 이 60억 달러 계좌 자금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민간인 학살과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중동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오랜기간 동안 하마스를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이 자금을 영구히 차단할 것인지, 이란과 하마스의 잠재적인 연관성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중간 단계로 이같은 조치가 취해졌는지 등은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또 하마스의 기습공격과 관련한 이란의 역할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가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도 분명치 않다고 덧붙였다.
NYT는 다만 이같은 계좌 접근 차단 조치는 미국과 민간인 석방 협상을 진행했고, 이를 통해 계좌 송금 등 조건에 합의했던 이란의 지도부를 격분시킬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오스트리아 빈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 설치된 이란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은 최근 이란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양국에 구금된 자국인 5명을 맞교환 방식으로 석방하되, 미국의 제재로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의 석유 대금을 해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협상안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 60억 달러가 카타르로 송금됐고, 이란에 억류됐던 미국인 5명도 풀려나 미국으로 돌아왔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 동결 해제된 자금은 카타르 은행에 예치됐으며 이란은 의약품이나 식량 등 인도주의적 목적으로만 이를 사용할 수 있으며 자신들이 이를 엄격히 통제하고 감시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공화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선 이번 합의가 이란에 민간인 석방 대가로 60억 달러를 그냥 제공해준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하마스의 이번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사태를 계기로 이란에 대한 송금 허용에 대한 비판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상황이었다.
한편 이란이 하마스의 이번 기습공격에 개입했는지 여부는 아직 분명치 않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관련된 분명한 정보가 아직 없으며, 확인된 내용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란 정부조차 이번 하마스의 대담한 공격 소식에 당황했다는 일부 보도도 나왔다.
한편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텔아비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카타르에 있는 60억 달러 자금에 이란의 접근을 차단할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다만 "지금까지 카타르로 이동한 자금 중 어떤 것도 실제로 이란에 의해 사용되거나 접근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