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석유화학 기업들이 업황과 실적 부진으로 사업 개편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 범용 제품 설비를 매각하거나 신사업에 뛰어 드는 등 공격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LG화학 청주공장 모습. [사진=LG화학] |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최근 중국 합작공장(롯데삼강케미칼) 지분을 전량 매각한 데 이어 중국 자회사(Lotte Chemical Jiaxing) 지분도 현지 파트너사에게 매각했다. 롯데케미칼은 동박을 생산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하고 석유화학 중심 사업 구조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LG화학은 대산공장 내 스티렌모노머(SM) 공장을 철거했다. 스티로폼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SM은 고부가합성수지(ABS) 등의 제조에 필요한 범용성 원료다. LG화학은 디스플레이용 필름과 편광판 등을 생산하는 공장과 석유화학 사업의 근간인 나프타분해시설(NCC) 공장 매각도 검토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은 계속 늘려갈 방침이다. LG화학은 사업 매각으로 재원을 마련해 ▲친환경 ▲배터리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에 집중 투자한다.
업계 관계자는 "석화 제품은 톤당 무게 대비 운송비가 많이 들기에 근거리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을 포기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어려움이 지속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뛰어넘을 고부가 제품 생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가 지난 7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석화업계의 노력에도 하반기 전망은 어둡다. LG화학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42% 감소한 5046억원으로 추정됐다.
롯데케미칼에 3분기 실적을 두고 엇갈린 전망이 제시됐다. 롯데케미칼은 6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흑자 전환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업황 부진으로 적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더욱이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손익 분기점인 300달러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는 톤당 141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7월엔 176달러, 8월 157달러를 기록하는 등 감소 추세다.
국제 유가(두바이유)가 급등하면서 에틸렌 지표는 더 나빠지고 있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는 국제유가와 연동된다. 석유화학의 원가를 결정하는 국제유가는 지난 5월 배럴당 70달러에서 90달러선으로 급등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나프타 가격도 올라 석유화학 업계는 비용 상승에 직면한다
중국발 공급과잉도 악재다. 중국의 공격적 증설로 공급이 수요를 앞서며 가격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수출 물량도 크게 줄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 수출액은 올해 7월 누적 기준 96억9463만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23.4%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치보다 많은 물량을 중국이 생산하면서 범용 제품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범용 제품 공장의 가동률을 낮추며 동남아나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고객사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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