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손흥민이 없었지만 이강인이 있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이강인의 황금빛 왼발 슈팅이 상암벌을 밝혔다. 이강인은 환상 프리킥골에 이은 송곳같은 추가골을 터뜨렸다. '철기둥' 김민재와 황의조도 한 방씩 터뜨렸다. 클린스만호는 오랜만에 통쾌한 대승을 거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 친선전에서 4-0으로 승리,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승리했다.
이강인이 13일 열린 튀니지와 친선전에서 볼을 다루고 있다. [사진 = KFA] |
클린스만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조규성이 섰다. 2선에는 황희찬, 이재성, 이강인이 포진했다. 허리는 박용우, 홍현석이 맡았다. 4백은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가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이날 주장 완장은 김민재가 찼다.
손흥민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사타구니 부상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팀인 토트넘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의 컨디션을 관리하기 위해 후반전이 되면 손흥민을 교체하곤 했다. 손흥민은 이번 대표팀에 소집된 후 첫 사흘 동안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지 않고 사이클을 타거나 마사지를 받는 등 따로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킥오프 30분여를 앞두고 양 팀 선수들이 전광판을 통해 발표되는 과정에서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선발 출격하는 이강인, 조규성, 황희찬을 향한 응원의 함성이 쏟아졌다. 교체 명단에 포함된 정우영과 손흥민에게도 큰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소개되자 수만 관중이 "우~"하고 야유를 보냈다. 재택 근무 논란에 국내 업무 방치, 국내파 홀대 등으로 차가워진 국내 축구팬 여론을 확인하는 장면이었다.
전반은 한국이 시종 공세를 펼쳤고 튀니지는 수비에 치중했다. 튀니지 촘촘한 수비를 뚫기엔 한국의 정교한 패스 연결이 부족했다. 중원에서 치열한 볼 다툼이 지속되고 서로에게 별다른 득점 기회가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22분 튀니지 수비수의 공을 뺏은 조규성이 찬 중거리 슛이 한국의 첫 슈팅이었다. 이렇다 할 위기와 기회가 없이 허리싸움이 이어졌다. 황희찬의 과감한 돌파와 이강인의 탈압박이 관중의 볼거리였다. 수비에선 김민재의 '월클 수비력'이 돋보였다. 전반전은 0-0으로 마쳤다.
김민재가 13일 열린 튀니지와 친선전에서 추각로을 넣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 KFA] |
후반 10분 이강인이 돌파하는 과정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선 이강인의 예리한 슈팅은 상대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오른쪽 상단 구석을 뚫었다. 2분 후 이강인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받아 왼발 슈팅으로 깔아차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1분 이강인의 날카로운 코너킥을 김민재가 머리로 돌려놨다. 이 공이 문전에 있던 수비수 맞고 굴절돼 들어갔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교체 투입된 황의조가 한 골을 더 보태며 4-0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클린스만호는 17일 장소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베트남(95위)과 친선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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