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백악관은 북한이 북러 정상회담 기간 컨테이너 1000개 분량의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무기를 인도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은 러시아에 1000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군사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이와 관련된 북한 나진항 등 북한과 러시아 3개 지역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 따르면 지난달 7일 북한 나진항에서 러시아 선박에 1000개의 컨테이너가 실린 뒤 5일 뒤인 12일 러시아 동부 두나이로 운송됐다. 이후 이 무기들은 열차에 실려 러시아 남서부의 티호레츠크 근처에 있는 탄약고로 옮겨졌다.
백악관은 북한제 무기와 탄약이 실린 컨테이너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290km 떨어진 탄약고로 옮겨졌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용하기 위한 탄약과 무기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 무기거래는 지난달 7일부터 12일 사이에 이뤄졌고 이는 북러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겹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0일 평양을 떠나 12일에 러시아에 국경을 넘은 뒤 다음날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아무르 로이터] |
당시 김 위원장은 "러시아는 러시아에 반대하는 패권 세력에 맞서 주권과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성스러운 싸움에 나섰다"면서 "우리는 항상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지도부의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왔다.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고 주권 국가를 건설하는 데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북한의 인공위성 등 첨단 기술 발전을 돕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와관련, "우리는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고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살해하는 데 사용할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한 북한을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가 북한에 반대급부로 제공할 지원에 대해서도 갈수록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전투기, 지대공미사일, 장갑차, 탄도미사일 생산장비, 기타 물자와 첨단기술을 포함한 군사 지원을 얻으려 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의 선박이 나진항에 도착했을 때 북한에 어떤 물품이 먼저 전달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직 추가 제재와 관련해 발표할 내용은 없다"면서도 북러 무기 거래를 돕는 이들을 추가로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유엔 미국 대표부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 X에서 관련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무기 이전은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유엔에서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북한의 무기 거래를 낱낱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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