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서영 송기욱기자 = 국민의힘이 16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인적쇄신을 단행하기 위해 주요 임명직 당직자를 새롭게 임명했다. 당은 이번 인선을 두고 '수도권·비윤'을 전면배치했다는 설명이지만 실제 비윤계 측에선 "혁신적이지 않았다"며 아쉬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당직자 교체가 과연 파격적 쇄신으로 비춰질 수 있느냐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었다. 김기현 대표 책임론이 당 안팎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당대표 사퇴', '비대위 전환'과 같은 혁신적인 방안이 나왔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를 열고 새 당직자 임명을 발표했다. 당을 새롭게 이끌어갈 신임 사무총장에는 'TK' 출신의 이만희 의원(재선·경북 영천청도)이 임명됐다. 전반적인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의장은 수도권 출신 유의동(3선·경기 평택시을) 의원이 맡게 됐다.
또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김예지 의원(초선·비례)이, 조직부총장엔 함경우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이 발탁됐다. 수석대변인은 박정하 의원(초선·강원 원주갑)이, 선임대변인은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이 각각 임명됐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자리는 김성원(재선·경기 동두천시연천군)의원이 앉았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09.27 leehs@newspim.com |
◆ "수도권·비윤 내세운 탕평 인사" vs "영남·친윤 사무총장, 용산 의중인가"
앞서 김기현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에 따른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지자 "새 인선은 통합형, 수도권·충청권 중심으로 전진배치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던 바다. 기존의 친윤(친윤석열)계 및 영남·강원 출신 위주였던 임명직 당직자 구성을 수도권 및 비윤계 의원들로 바꿔 진화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비윤계' 측에선 이번 인선을 두고 대체적으로 아쉽다고 평가했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쥐게 된 이만희 신임 사무총장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드러났다.
비윤계 중진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기현 대표가 어제(15일) 의원총회에서 영남권과 친윤계 인사를 배제하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근데 이만희 사무총장은 영남의 핵심이고 친윤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원총회에서 당대표가 한 이야기가 하룻밤 사이에 달라졌는데 과연 이번 인선이 김 대표 본인의 의중인지 용산의 의중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지 않는가. 이만희 의원 자체는 좋은 분이고 높게 평가하지만 사람 자체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김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친윤계 인사는 이번 인선을 '수도권·비윤'을 전면배치한 탕평 인사라고 정의했다.
대표적 친윤계로 분류되는 재선의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수도권 전면배치 인사다. 당대표께서 고심 끝에 한 결정이기 때문에 존중한다. 향후 진행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만희 신임 사무총장이 친윤계 측 인사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전통적으로 당 분열을 야기하는 프레임"이라며 "대통령을 만들어낸 여당이라면 '원팀'으로 가야한다"고 일축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만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 강병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09회국회(임시회)폐회중 제2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08.31 pangbin@newspim.com |
◆ 2기 지도부, 총선 승리 과제는..."대통령실과 멀어져야"
국민의힘의 '2기 지도부'가 새롭게 출범한 가운데 당 안팎에선 오는 총선 승리를 위해 "대통령실과 거리를 둘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 흘러나왔다.
당 중진 의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김기현 대표를 향해 "앞으로 용산과 당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갈 건지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은 여전히 우리당이 용산 하부구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김 대표가 당대표 역할을 선명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메시지를 아예 차단하라는 게 아니라 협력할 건 확실하게 협력하되 용산이 틀렸다고 판단된다면 그때는 당 입장을 명확히 말하고 시정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향후 윤석열 대통령의 기조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가 총선을 앞두고 중요한 척도가 될 거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일반 국민들은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바뀌는 것에 대해 크게 관심 없다. 최소 당대표 사퇴정도는 해야 무언가 바뀌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당에서 당대표 바꾸는 게 정 어렵다면, 김 대표가 직접 윤 대통령과 세게 붙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직언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교수 역시 "수직적인 당정관계 극복이 과제가 될 것이다. (당정관계를) 바꾸지 않으면 이번 선거에서도 대통령이 개입을 할 것이고 공천 문제가 나올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되겠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내 정당화나 공천권을 주민에게 넘기는 미국식 원내정당체제 등의 논의가 과거 있었는데 그로부터 시사점을 배울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조치 없이는 결국 미봉책이고 문제는 재발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10.15 yooksa@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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