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민선 5기부터 7기까지 내리 3선에 성공한 이동진 전 도봉구청장은 내년 총선에서 '도봉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1960년 전북 정읍출생인 그는 제5대 서울시의원, 김근태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이 전 구청장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원외 단체인 '풀뿌리 정치연대, 혁신과 도전' 창립을 발표했다. 그는 이 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다. 혁신과 도전은 "이번 도전이 지방정치가 중앙정치 건강한 인적자원 충원 통로로 기능하는 관행을 만들고 종속적이고 수직적 관계에 있는 중앙정치와 지방정치의 관계가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로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동진 전 도봉구청장. 2023.10.18 leehs@newspim.com |
이 전 구청장은 창립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뉴스핌과 만나 "여의도 중심의 멀리 있는 정치가 아닌 국민 곁의 가깝고 낮은 정치를 지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혁신과 도전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게 아니라 꾸준히 교류하던 민선 자치 단체장들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조직된 단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들은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명(친이재명)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창립 취지에 동의해서 모인 것으로 중앙 정치인들처럼 친명-비명(비이재명)으로 나눠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앞으로 공천이라는 벽은 각자 넘되 공유하는 가치나 지향점이 있을 때는 정책적으로 협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정한 공천 경쟁을 위해 당이 경쟁의 기틀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했다. 필요하다면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띄운 혁신안 중 일부를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동진 전 도봉구청장. 2023.10.18 leehs@newspim.com |
다음은 이동진 전 도봉구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전직 단체장 모임을 꾸린 이유는
▲ 두 달 정도 전부터 모임을 시작했다. 전직 단체장 중 내년 총선에 출마 의지가 있는 사람끼리 앞으로 함께 뭘 해나갈지 가치를 공유하면서 공천의 벽도 넘고 국회에 진출했을 때도 공동의 가치로 활동하자는 취지다.
-여의도 중심 정치를 비판했는데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 지방자치 현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들로서 '여의도 정치'는 국민과 주민들의 삶과 동떨어져 보이는 정치 행태를 표현한 것이다. 국회의 정치 행위라는 게 정쟁이 너무나 과잉돼 있다. 어느 나라나 정쟁이 없을 수는 없지만 우리 정치는 정쟁의 과잉인 형태다. 그래서 여의도 중심의 멀리 있는 정치가 아닌 국민 곁의 가깝고 낮은 정치를 지향하자는 것이다.
-도봉구청장을 지내면서 기억에 남는 업적이 있다면
▲ 대개 지방행정은 법에 정해진 일을 수행하는 형태의 행정이 일반적이다. 근데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민선 시대의 지방자치는 달라야 한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 지방자치가 이바지해야 한다.
사회적 이슈 중에는 탄소 중립, 기후 변화 문제가 있다. 얼마 전까지는 우리 국민이 기후 변화를 먼 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근데 이제는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는 걸 실감할 정도로 기후 변화 문제가 심각해졌다. 기후 변화 문제는 국가뿐 아니라 지방자치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여야 한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의무는 아니다. 그럼에도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가능발전지방정부협의회'라는 연대체를 만들었다. 민선 5~7기 동안 지방 정부 간 연대를 통해 공통의 인식을 하고 그 인식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일들을 해왔다.
'풀뿌리 정치연대, 혁신과 도전'은 어느날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그런 연대 활동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행정가로서 민생을 많이 챙겼을 것 같은데 지금 민생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 서민의 삶이 매우 힘들어지는 게 현실이다. 전체 경제도 어렵지만 그럴수록 더 힘들어지는 게 서민 경제다. 지금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은 서민이나 중산층을 위한다기보다는 종합부동산세나 법인세를 인하하는 등 부자 감세 아닌가. 전체 서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데 국가의 역할이 크다. 그런데 올해 세수 펑크 59조가 예상된다는 건 매우 잘못된 경제정책 방향이다.
지방 자치 현장에서 보면 완전히 역행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내년도 국가재정뿐 아니라 지방재정도 매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것이다. 이런 것들을 바꿔내야 하는 게 정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했는데
▲ 당대표를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고 그 과정에서 단결된 모습으로 승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내부 비판은 민주 정당이기 때문에 있을 수 있지만 중심은 있어야 하고 승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은 당이 해야 할 당연한 임무다.
-일각에서는 친명이라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을텐데
▲ 혁신과 도전 참여자들이 친명으로 구성된 건 아니다. 창립선언문 취지에 동의해서 온 것이기 때문에 큰 흐름에서 동의를 한 것이다. 다만 우리가 중앙 정치하는 사람처럼 친명-비명으로 나눠진 건 아니다. 단체장이기 때문에 개인적 친소 관계나 성향은 다를 수 있지만, 여의도 정치인들처럼 완전히 구분되지는 않는다.
-앞으로 서로 어떤 부분을 함께할 생각인지
▲ 일단은 지향점을 큰 틀에서 공유했다. 각자에게 주어진 몫은 공천이라는 벽이다. 일단 출마 의지를 밝혔지만 경쟁 대상이 있다. 때로는 현역일 수도 있고 우리 당이 어려운 부산·울산·경남 이런 곳은 주민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벽이 있다. 각자 그런 벽들을 잘 넘는 게 일차적인 과정일 것이다. 또 그런 과정에서 각자가 공천받고 국회에 진출했을 때 공동의 지향점이나 공유점을 가지고 가자고 이야기 나눴다.
-공정한 경선이 이뤄지려면 어떤 게 필요하다고 보는지
▲ 저희가 어차피 경쟁해야 할 대상들이 있기 때문에 공정한 경선 룰이나 당의 태도를 유지해줬으면 하는 요청을 했다. 공식적인 당의 예비 후보가 됐을 때 공정한 룰을 적용해 경쟁할 수 있는 틀을 당이 마련해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경우 민심이 반영됐다고 본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어떤지 그대로 보여줬다. 이 대표도 말했지만 민주당이 잘해서 지지 의사를 투표로 보여줬다기보다 이번 선거 결과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이다.
그래서 남은 6개월 동안은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기대서는 안 되고 결국 민주당이 얼마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과제다. 당에서도 앞으로 적극적으로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돌아와서 민생을 챙기고 '김은경 혁신위원회'에서 내놓은 혁신안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요청도 있는데
▲ 정치적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은 최소화하고 의미 있는 결과는 적극적으로 채택해야 한다. 가령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대의원제 축소는 총선을 앞두고는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현재 42명이 속해있는데 앞으로 더 함께할 분들이 있는지
▲ 있다. 단체장으로 현직에 있거나 다른 공직에 있는 분들이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
-당장 다음 행보는
▲ 11월 중순쯤 세미나나 토론회를 통해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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