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연말 성과중심의 인적쇄신을 예고한 가운데 공채 출신 인사들의 '대약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공채 출신 부서장은 2021년말 첫 승진 이후 1년 10개월만에 본부 79개 국실 중 25%를 차지하는 등 조직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이 원장이 취임 후 공채를 꾸준히 중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에서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24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날 기준 본부 부서장 79명 중 통합공채 출신은 19명으로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2000년 입사(1기)로 시작된 금감원 공채출신이 부서장에 오른 건 2021년 12월이 처음이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3.10.24 peterbreak22@newspim.com |
당시 정은보 원장은 연말 인사에서 공채 1기인 김범수 금융상품분석국 부국장과 서재완 자산운용감독국 부국장을 각각 총무국장과 법무실국장에 발탁했다. 두 사람은 현재 상품심사판매분석국장과 자본시장감독국장을 맡고 있다.
이후 2022년 6월 취임한 이복현 원장은 두달후 첫 인사에서 ▲김성욱 ▲한구 ▲곽범준 ▲김형원 등 9명을 대거 임명한 데 이어 같은해 연말 인사에서도 ▲서영일 ▲이태호 ▲이재석 ▲김진석 등 7명을 추가로 발탁하는 등 공채 출신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이달 중순 이뤄진 수시인사에서 위충기 디지털금융혁신국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금감원 공채 부서장은 첫 승진 후 1년 10개월만에 전체 부서장 중 25%를 자치하는 약진에 성공했다. 부서장직을 수행중인 19명 중 16명이 1기, 3명은 2기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 원장이 공채 출신을 꾸준히 중용했다는 점에서 연말 인사에서도 대대적인 승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17 leehs@newspim.com |
이 원장은 최근 임원들에게 국정감사가 끝나고 50일안에 내부 인사를 하겠다고 밝히며 "오직 성과로만 판단하겠다"고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서장 승진 대상인 팀장 중 90%가 공채라는 점에서 또 한번의 공채 부서장 전면배치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금감원이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7년만에 A등급을 받은 점 역시 연말 인사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승진을 앞둔 주요 부서 실무자 역량이 검증됐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2016년과 2017년에는 C등급, 2018년부터 2021년까지는 B등급에 그친바 있다.
공채 출신의 약진은 금감원 정체성을 강화하고 내부결속을 다지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한은) 등 외부출신이 요직을 차지했던 과거에 비해 오랫동안 유대관계를 이어온 선배들이 승진하면서 후배들에게 동기부여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리정책과 통화정책 등 활발한 행보를 하고 있는 이 원장 입장에서도 금감원 조직의 강력한 지지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채 중용이 결속력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르면 11월 중 인사 가능성이 점쳐지는만큼 이 원장의 총선 출마 여부도 시기상 큰 변수는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연말 인사에 대해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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