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미래에셋그룹의 이번 인사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세대교체'다. 미래에셋 창립 멤버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2기 전문경영인 체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세대교체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려는 취지라는 해석도 있다.
◆ 박현주 "번민·아쉬움 뒤로...향후 10년 이상 준비"
미래에셋그룹은 23일 이정호·스와럽 모한티(Swarup Mohanty)·허선호·김미섭·이준용·김재식 등 6명의 신임 부회장 선임 등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일부 조직개편을 포함한 나머지 정기인사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창업 멤버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과 조웅기 부회장,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등이 일선에서 물러났다.
[서울=뉴스핌]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이번에 퇴임하는 창업 멤버들과의 깊은 인간적인 신뢰가 함께 했던 시절을 간직하고 그들의 그룹에 대한 헌신에 무한한 존경을 보낸다"고 창업 멤버들의 공로를 치하했다. 아울러 "인간적인 번민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향후 10년 이상을 준비하는 전문 경영체제를 출발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과감한 세대교체...성과·전문성 최우선
미래에셋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과감한 세대교체와 기본 인사 원칙인 성과와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화한다는 의미다.
이는 박 회장이 회사에 기여한 이들에 대한 대우와 존경의 필요성을 말하면서도 역동적인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미래에셋의 '의자'에 누구나 앉을 수 있다고 강조했던 평소 발언과 맥락을 같이 한다.
박 회장은 이 같은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미래에셋그룹을 1997년 자본금 100억원의 벤처캐피탈회사에서 출발해 26년 만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등을 거느린 자기자본 11조원의 국내 1위 금융투자회사로 키워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미래에셋증권 김미섭·허선호·이정호(홍콩법인) 신임 부회장,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준용·Swarup Mohanty(인도법인) 부회장, 미래에셋생명 김재식 부회장[사진=뉴스핌] |
특히 이번 인사에서 미래에셋증권은 김미섭·허선호·이정호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김 부회장이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 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한 후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며 성과를 이끌어냈다.
김 부회장은 최현만 회장을 대신해 증권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자 추천과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허 부회장은 자산관리(WM) 사업을, 이 부회장은 글로벌 사업 총괄 등이 기대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이준용 사장이, 미래에셋생명에서는 김재식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스와럽 모한티 인도법인 대표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 미래에셋, 올해 유독 힘든 한해...금융 당국 수시 검사 지속
일각에서는 경영진 세대교체를 통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미래에셋은 올해 유독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올해 채권형 랩·신탁 불건전 영업부터 라임펀드 환매 건 등으로 금융감독원의 수시검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미래에셋의 임원 인사가 예년과 비교해 다소 이른 시기에 발표됐다"고 말했다. 이 역시 분위기 반전론에 힘을 실어준다. 미래에셋은 과거 11월 초중순에 임원인사를 시작해 12월 정기인사를 마무리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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