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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따오 맥주 안팔려요"…'오줌 맥주' 파동에 유통가만 애꿎은 피해

기사등록 : 2023-10-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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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따오 맥주 오줌 논란...식당·유통가 칭따오 매출 '뚝'
'칭따오'·'칭다오' 간판올린 음식점 100여곳도 '난감'
국내 수입 제품 문제 없다지만...중국 식품 불신 확산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어제 저녁 장사에서 칭따오 맥주는 안 팔렸다고 보면 됩니다."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서 6년째 양꼬치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추석 끝나고 코로나19 수준으로 손님이 줄었는데 칭따오 사태 때문에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보통 손님 두 명이 오면 양꼬치와 칭따오맥주 조합의 칭따오세트를 가장 많이 주문했는데 주말부턴 양꼬치 단품과 카스나 테라를 시키는 분위기로 확 바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칭따오 메뉴를 없애고 남은 맥주는 어떻게 처리할지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양꼬치 전문점 매장 한켠에 비치된 칭따오 맥주. 2023.10.24 romeok@newspim.com

중국 맥주 브랜드 '칭따오'가 이른바 '오줌 맥주 파동'에 휩싸이면서 해당 맥주를 취급하는 음식점과 소비자들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말을 유행시키며 성행하던 양꼬치 전문점과 마라탕 전문점, 중국 음식점들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칭따오 맥주의 '오줌 파동' 논란은 지난 주말 중국 사화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 확산한 한 영상에서 시작됐다. 해당 영상에는 앞서 중국 산둥성 핑두시 칭따오 제3공장에서 작업복과 헬멧을 착용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 장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담겼다.

충격적인 위생 문제가 확산하면서 칭따오 맥주에 대한 브랜드 손상이 심화된 가운데 '칭따오', '칭다오'를 상호로 사용하는 음식점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관련해 이날 기준 네이버지도에 '칭따오' 또는 '칭다오' 상호명을 사용하는 국내 중식당, 마라탕, 양꼬치 전문점 등 음식점은 100여곳이 넘는다.

'칭따오 맥주'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차용해 상호로 사용하던 음식점들이 이번 논란과 더불어 곤란한 처지가 된 셈이다. 칭따오 맥주 논란이 지속될 경우 향후 이들 음식점들의 간판갈이 움직임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가에서는 칭따오의 '소변 맥주' 후폭풍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주요 편의점업체들의 지난 주말 (10월 21일 ~22일) 칭따오 매출은 일제히 하락했다. 이 기간 편의점 A사의 칭따오 매출은 26.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B사와 C사에서는 각각 20% 13% 감소했다. 또한 한 대형마트에서는 지난 19일 칭따오 소변 논란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소비자들의 품질 관련 문의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칭따오 맥주에 대한 발주 감소 등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먹거리에서는 위생 문제가 민감한만큼 향후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수입되는 칭따오 맥주는 해당 논란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 칭따오를 들여오는 맥주 수입사 비어케이 측은 "한국에 수입되는 제품은 별도 생산된다"며 선을 그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파견된 식약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해당 제조업소는 칭다오맥주주식유한공사 제3공장(핑두시 소재)로 국내에 해외제조업소로 등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존 수입맥주 매출 순위에서 5위권을 유지했던 칭따오 맥주의 입지가 이번 논란으로 위태로워졌다고 분석했다. 또 칭따오 맥주를 비롯한 중국산 맥주와 식품 전반으로 우려가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직원 개인의 일탈 뿐 아니라 식품 제조 및 관리에 대한 시스템 부재에서 이같은 문제가 나타났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관련해 국내 주요 맥주 공장에서는 맥아 등 원재료의 수입시점부터 공장 도착시점까지 외부 노출을 최소화 한다. 맥아의 경우 수분이 높아질 경우 품질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공장 입고 이후 밀폐된 사일로(Silo)에 보관한다. 칭따오 맥주 논란 영상 처럼 맥아저장소를 외부에 노출해 보관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 맥주의 경우 품질 유지 차원에서 모든 재료를 별도의 관을 통해 이동하며 제조 공정 또한 전자동화 방식으로 제조된다"라며 "칭따오 맥주 영상의 진위 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영상 속 모습대로라면 맥주 제조 시스템이 다소 부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말했다. 

한편 중국 칭따오 맥주는 올해 브랜드 론칭 120주년을 맞으며 한정판 제품 출시 및 기념 프로모션을 잇따라 전개하며 마케팅을 한층 강화했다. 그러나 이번 소변 파문으로 역대급 위기를 맞게 됐다. 매출의 상당수를 칭따오에 의존하는 국내 수입사 비어케이는 지난 2017년 1180억원을 달성한 이후 줄곧 10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이번 논란으로 실적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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