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국내 1위 농기계 기업 '대동'이 자율작업 농기계와 정밀농업 솔루션을 통한 농사업의 스마트화를 추진한다.
대동은 지난 25일 충남 당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동 미래 농업 사업 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미래 농업 사업의 비전을 이같이 제시했다.
나영중 대동 AI플랫폼사업부문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농산업은 디지털 기술이 융합되면서 생명공학, 건강기능식품, 바이오·제약·소재 등으로 첨단화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대동은 국내 농업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판단, 전주기 솔루션이 스마트 농기계와 융합해 데이터 기반 첨단 산업으로 변화하는 게 미래 농업 사업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나영중 대동 AI플랫폼사업부문장. [사진=양태훈 기자] |
또 "대동은 정밀농업, 통합 농기계 서비스 사업을 국내 농업 산업의 기본적인 방향이 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자율작업 농기계 외에도 무인 농기계, 데이터에 근거한 정밀농업, 고부가가치 작물 재배, 농가가 수익성 높은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돕는 스마트파밍, 농가 생산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플랫폼 등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동은 이미 올해 4분기 들어 자율주행 3단계에 해당하는 자율작업 농기계인 'HX트랙터(HX1400-A)'와 'DH6135 콤바인'을 국내 시장에 출시하고, 논농사 정밀농업 시범 서비스 모델 구축을 완료하는 등 농사업의 스마트화를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2026년까지는 국내 시장에서 인공지능 기반 자율작업 농기계 보급과 논농사 정밀농업 서비스 활성화를 통한 벼 중심의 논농사 스마트화를 추진한 이후, 미국·유럽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는 게 대동의 방침이다.
대동 미래 농업 사업 방향 기자 간담회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
나영중 부문장은 "2026년까지 데이터 수집 자동화를 위한 준비 작업을 마치고, 이후 자율작업 농기계와 정밀농업 솔루션이 통합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충분히 기술력을 확보한 이후에 해외로 진출할 방침으로, 올해 미국에서 100마력 이하 트랙터 시장에서 8% 후반대의 점유율을 확보했는데, 해당 분야에서는 (미국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대동은 국내 시장에서 자율작업 농기계 보급을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직진 자율주행이 가능한 6조 DRP60(디젤/가솔린)과 8조 DRP80(디젤) 이앙기 DRP 시리즈 외 HX1400-A 트랙터와 DH6135 콤바인를 출시해 이앙기·트랙터·콤바인으로 이어지는 자율작업 농기계의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내년부터는 60마력 이상 농기계에 대해서도 점진적으로 자율주행 기술 적용을 확대하고, 자율작업 농기계와 정밀농업 솔루션을 통합해 성공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별도의 사업 조직도 신설할 예정이다.
대동 자율작업 농기계 라인업. [사진=양태훈 기자] |
나 부문장은 "이후 자율작업 농기계의 데이터를 정밀농업과 통합해 고도화하면 나중에는 한 대의 농기계가 아닌 여러 대의 농기계를 운용해 획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며, "대동은 사람의 개입이 없이 농작업을 완료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율작업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동이 주목하는 정밀농업 서비스는 농업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운(흙갈이)부터 정지(땅고르기), 이앙(모심기), 시비(비료살포), 방제(농약살포), 수확으로 진행되는 벼 생육 전주기에 걸쳐, 최소 자원을 투입해 최대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솔루션이다.
대동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총 23만평에 달하는 전국 53개 벼 재배 농경지에서 벼의 생육 전주기에 걸쳐 데이터를 수집해 맞춤 솔루션을 제공, 이를 통해 기존 대비 비료량은 6% 감소, 벼 수확량은 18% 증대하는 효과를 거뒀다.
대동의 인공지능 자율주행 기술 목표. [사진=양태훈 기자] |
이에 대동은 대규모 벼 농경지를 소유 경작하거나 농작업 대행을 하는 대농, 영농법인농, 민간 농작업 대행사를 대상으로 자율작업 농기계 및 벼농사 정밀농업 시범 서비스 모델을 본격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나 부문장은 "대동은 여기서 나아가 농업 솔루션 플랫폼 커넥트에 농작업 대행이 필요한 농업인과 연결해 주는 농작업 중계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며, "지자체, 지역농협과 협력해 자율작업 농기계와 정밀농업 서비스를 패키지화해 지역 농업인에게 제공하는 협력 사업을 추진할 방침으로, 2026년부터는 이를 유료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동은 국내 농산업의 스마트화가 빠르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율작업 농기계가 시장에 빠륵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동의 자율작업 콤바인. [사진=대동] |
문준호 국내사업본부장은 "대동은 내부적으로 자율작업 트랙터를 기준으로 8~9%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고, 5년 후에는 40~50%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자율작업 농기계 보급을 위한 보조금 투입 등의 정부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내 농업 시장은 정부 주도형으로 이뤄지다 보니 메이커(대동 등의 제조사) 자체만의 힘으로는 농작업 대행 서비스 등 미래 농업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어렵다"며, "초기 안착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시장의 규모가 필요하다. 농민 입장에서 새로운 모델이고, 새로운 시도인 만큼 정부가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방향에서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