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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의 부동산주간뷰] '정쟁'만 부각된 국토부 국감…LH 혁신안 '경쟁체제' 주목

기사등록 : 2023-10-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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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감정적 힘겨루기" 비판 쏟아져
LH 혁신안 제시 없어 '아쉬움'…국토부 내달 초 발표 '외부공모' 보단 '경쟁체제'로 바꿔야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21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마지막 종합국정감사가 기존 의혹과 논란을 되풀이하는 공방만 벌인 채 지난 27일 다음날 자정 직전까지 가서야 막을 내렸다. 이번 국감도 국민들에겐 딱히 의혹 해소나 속 시원히 해결될 만한 소득이 없는 '맹탕 국감'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안 의혹과 부동산 통계조작 논란이 2주간 국감이 진행되는 내내 정쟁의 이슈로 부각되며 여야 간 공방보다는 '정치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야당 의원 간의 설전이 더 부각됐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27 leehs@newspim.com

서울~양평고속도로 두고 기존 논란 되풀이…야당-국토장관 정쟁 아닌 민생 차원 결단내야

특히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는 한마디로 피로감만 느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야당 의원들은 서로 근거를 대라며 '날선 공방'만 벌였을 뿐이다. 같은 말만 되풀이 하다 보니 마지막 국감에선 난데없이 야당은 '장독과 장맛'을, 원 장관은 '타진요'의 비유를 들어 논쟁을 벌이는 지경까지 왔다.

어느 쪽이든 국민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민생 문제로 접근하기 보단 정치적 관점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강박이 '날파리 선동' 이니 '일타 선동꾼' 등과 같은 거친 말들로 쏟아진 결과라는 지적이 있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힘겨루기로 해석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애초 야당은 국토부의 노선 변경을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과 묶어 '확증 편향'으로 몰아붙이듯 정치적 공세를 벌인 게 발단이었다. 국토부 출입기자로서 원 장관이 정말 억울해 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원 장관은 주무부처 수장으로 '냉정함'으로 대응하기 보단 '정치인'으로서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며 급발진하는 모습은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게 여론의 평가다. 이번 국감에서도 지적됐듯이 용역사의 결정의 타당성과 국토부의 삭제지시 등 투명성 문제가 논란이 되는 만큼 대승적으로 재검토의 결단을 내려 의혹에서 벗어나는 해법을 제시해 주길 기대해 본다.

야당 역시 국감에 이어 '강대강' 방식으로 국정조사를 밀어붙이기 보다는 국토부 장관에게도 명분을 줄 수 있는 융통성을 발휘해 주는 게 대승적 해법일 것이다. 해결보단 정쟁만 일삼는 정당에게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철근누락 및 전관예우 등 근본적 문제 해결할 LH 혁신안은

이번 국감은 몇 년째 표류 중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 현안이 심도 있게 이슈화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LH의 철근누락 및 전관예우 문제가 제기됐지만 근본적으로 LH 자체 혁신에 대해선 여야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다. 국토부가 LH 혁신 방안의 일환으로 본부장급도 아예 외부공모를 통해 뽑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음이 국감을 통해 밝혀졌다.

원 장관은 종합국감에서 "지금 LH 상황은 일반적인 상황을 얘기하기에는 너무나 비상 상황"이라며 "특히 바로 이 직전의 간부들의 허위 보고라든가 일선에서 층층히 보고가 아예 올라오지 않는 문제라든가 이런 경우에 신상필벌이 적용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의 지적대로 LH는 총체적 난국에 있다. '충격 요법'의 일환으로 단기적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LH발주 아파트의 철근 누락과 전관 카르텔 문제를 외부공모를 통해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병욱 의원이 지적했듯이 일방적 결정에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인사조직이 제대로 작동할지 여부에 회의적 시각을 피력한 것도 이 때문이다.

LH가 스스로 각성하고 국민을 위한 공공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역시 '경쟁체제'가 해법이라는 데 국토부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2009년 LH 통합공사로 출범 한 뒤 개발사업의 독점체제가 더욱 막강해지면서 LH의 도덕적 해이와 기강해이가 가속화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한준 LH 사장 역시 한국토지공사(L)과 대한주택공사(H) 통합으로 인한 조직 비대성 때문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미 LH의 토지와 주택 기능을 분리해 통합 전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안은 2021년 LH 임직원 부동산 투기 사건 당시에도 제시됐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LH 문제가 터져 나올 때마다 정치권에선 '해체수준'을 얘기하지만 정작 현실적 접근에선 대안이 없다는 식으로 흐지부지 돼 왔다. 당시 LH의 통합 명분이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혈세 낭비'였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반대 급부적 결과가 나온 셈이다.

단순히 통합 전 주택과 토지 기능의 조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논리보다는 국토부 산하기관인 코레일과 SR의 현 경쟁체제를 대입해 볼 필요가 있다. LH이 조직과 기능을 점차 축소하되 LH과의 역할이 다소 중복되더라도 경쟁으로 인한 견제와 보완체제를 이룰 수 있는 조직을출범 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지방 주택공사와도 정책 경쟁을 통해서도 LH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토부는 빠르면 다음 달 초 건설산업 정상화 방안과 함께 LH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본부장급 외부 공모채용이나 기능 민간 외주 강화 등과 같은 지엽적 방안이 혁신안의 핵심으로 내세워지지 않길 바래본다.

dbman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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