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극심한 교통난 해소와 광역 매립지 문제 등을 해결할 방안으로 '메가시티 서울'이 주목받고 있다. 메가시티는 기존 대도시가 주변 소도시들을 편입하며 더 광역화하는 것을 뜻한다.
여당이 제시한 대략적인 구상안은 김포(49만명)을 비롯한 하남(33만명)·광명(28만명)·구리(18만명) 등 서울 경계 도시들을 서울시(941만명)로 편입함으로써 인구 1000만명 이상의 초광역 경제생활권을 만들자는 게 핵심이다.
서울 메가시티론의 촉발 배경은 '과밀화'가 지목된다. 김포 인구의 85%가 서울로 출퇴근하는 특수성에 기인해 편입 시 인프라 개선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서울 면적이 런던·뉴욕·베를린 등 다른 대도시에 비해 좁은 편인 데다 비대해지는 경기도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메가 서울'로 복원할 필요성을 들고 있는 여당의 주장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김포 편입' 서울, 면적 1.5배 늘고 인구 1000만명 근접
서울시는 1992년 인구 109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금까지 계속된 인구 감소로 '1000만 서울'이 옛말이 된지 오래다. 서울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고 생산가능인구의 부담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시 내부적으론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에 대해 '나쁠 게 없다'는 기류가 존재한다.
[김포=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포시가 김포 골드라인의 혼잡도를 낮추기위해 걸포북변역 ~ 김포공항역 노선을 운행하는 70번 급행 시내버스를 출근 혼잡 시간대(06:45 ~ 07:45)에 8대 추가해 운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24일 출근 시간대부터 긴급 투입되며 배차간격은 현 15분에서 5분으로 단출될 예정이다. 사진은 23일 경기도 김포 고촌역 인근 70번 버스정류장. 2023.04.23 leehs@newspim.com |
현재 서울시는 605㎢ 면적에 941만명이 산다. 경기 김포시 면적은 277㎢, 인구는 49만명이다. 김포시가 편입되면 서울시 면적은 약 1.5배 늘고 인구는 1000만명에 이르게 된다. 여기에 서울 생활권인 하남·광명·구리 등으로 편입 대상 범위가 확대돼 서울이 인구 1000만명 이상의 초거대도시 '메가시티'가 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선 '한강 르네상스(그레이트 한강)' 등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 공약 추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내년 하반기 운행될 리버버스의 노선은 김포에서 시작해 여의도를 거쳐 잠실까지 운행한다. 김포골드라인 등 대중교통 문제를 시가 직접 나서 풀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수도권폐기물매립장 일부를 보유한 김포시를 편입해 수도권4매립지로 활용하는 한편 상암동 신규 소각장 논란도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김포 역시 서울 편입 시 집값상승은 물론 지하철 연장 등 교통망 구축에 청신호가 켜지고 예산부족 사업들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서울과 경기도간 도시화 불균형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세훈 "심도 있게 검토"…6일 김포시장 만남 주목
오세훈 시장은 "김포시장을 만나 뜻을 파악해보고 판단해보겠다"며 "깊이 있는 연구를 시작해보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1일 내년도 예산안 기자설명회에서 '메가시티 서울' 구상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보나 인턴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그레이트한강(한강르네상스2.0)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2023.03.09 anob24@newspim.com |
오 시장은 "경제가 발전하고 도시의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나타나는 연담화는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도시의 변화"라며 "도시 연담화 현상을 행정체계 개편으로 담아내는 작업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시 연담화는 2개 이상의 도시가 확장하며 인접 도시와 연결돼 하나의 거대도시가 형성되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 예로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가 있다. 다뉴브강을 사이에 두고 '부다'와 '페스트'라는 별개의 두 도시를 하나로 합쳤는데 1849년 부다와 페스트를 잇는 다리가 생겨 왕래가 잦아진 것이 큰 역할을 했다. 1873년 두 지역이 통합돼 대도시로 탄생한 덕분에 페스트 지역은 폭발적으로 성장해 국가의 행정·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추진에 대해 논의의 장을 열어놓되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 시장은 일각의 '총선용' 비판을 겨냥해 "여러 가지 논란이 있는 시기니만큼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 서울시의 미래 도시경쟁력에 어떤 도움이 될지, 역기능이 있을지, 서울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과 부작용 이런 것을 매우 깊이 있게 연구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어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 (편입 여부) 판단 근거를 시민에게 제공하는 작업이 비로소 시작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오는 6일 서울시청에서 김병수 김포시장과 만나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들의 만남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오 시장은 "김포시장을 뵙게 되면 어떤 의미에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서울시 편입을 추진하는지 그 뜻을 정확히 파악·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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