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일 돈봉투를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임종성·허종식 두 민주당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에 이어 현역 의원 수수자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한 것이다.
일각에선 정치권이 내년 총선 준비 단계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이 단행되자, 검찰 수사가 총선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일 "일체의 정치적 고려없이 수사하고 있으며, 신속하게 사안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압수수색이 증거 확보 차원이었다는 것이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핌 DB] |
검찰은 지난 4월 윤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돈봉투 사건' 수사의 신호탄을 날렸다. 이후 윤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 핵심인물을 구속기소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현역 의원 수수자에 대한 수사 결과는 내놓지 않던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하려고 노력했으나 증거 수집, 포렌식 절차 등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다 보니 시간이 상당히 소요됐다"며 "형사 절차라는 것이 검찰의 일정대로만 진행되지 않고, 당사자나 법원의 일정 등에 따라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이 된 임 의원과 허 의원의 돈봉투 살포 개입 및 수수 정황은 최근 윤 의원과 강 전 감사 등의 정당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언급된 바 있다.
검찰이 지난달 23일 재생한 강 전 감사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2021년 4월 24일 통화 녹취파일에 따르면 강 전 감사는 '관석이 형(윤관석 의원)이 마지막으로 의원들에게도 좀 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이야기하더라고, 홍쪽(홍영표 캠프)도 의원들한테 뿌리니까'라고 말하고 이 전 부총장은 "의원들?"이라고 되묻는다.
이 전 부총장은 이틀 뒤 열린 4월 26일 기획회의에서도 윤 의원이 '홍영표 캠프에서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뿌리는데 우리도 줘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로 말했고 당시 임 의원과 허 의원이 필요하다고 맞장구를 쳐 송영길 캠프도 의원들에게 돈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이 임 의원 등 외에 이성만·김영호·민병덕 의원에게도 회의 참석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관련 내용을 법정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당시 검찰은 이 전 부총장과 윤 의원의 통화 녹취록에 나온 '인천 둘하고 종성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3개를 빼앗겼어'라는 부분을 언급하며 "인천 둘'은 이성만·허종식 의원, '종성이'는 임종성 의원이 맞느냐"고 물었고, 이 전 부총장은 "네"라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허종식 국회의원이 2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위 서울특별시 국정감사에 참석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세빛섬 누적손실 1,141억원의 대책을 질의 하고 있다. 2023.10.23 yym58@newspim.com |
검찰은 함께 언급된 이 의원에 대해선 지난 4월 윤 의원과 함께 압수수색을 집행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조만간 돈봉투 사건의 최대 수혜자인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 캠프에) 유입된 불법자금을 계속 확인하고 있고, 이를 통해 송 전 대표의 책임 범위나 경중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관련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송 전 대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불법 자금 유입 여부와 관련해 송 전 대표의 인식 및 가담 여부, 공모 관계 등을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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