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석희 김윤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이 꺼내든 '김포시 서울 편입' 카드에 닷새째 말을 아끼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직접 대응은 여당이 원하는 방향"이라며 무대응을 고수할 방침이나 당 일각에선 "다음주 월요일엔 대표가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불만이 흘러나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02 leehs@newspim.com |
이 대표는 지난 2일 '경제 회복을 위한 제안'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김포 편입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편입 필요성을 당 차원에서 검토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오늘은 국민들 삶이 걸려있는 민생·경제에 관한 이야기니까 거기에 집중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대표는 3일 최고위회의에서도 관련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편입 당론 추진'을 첫 언급한 뒤 닷새째 무대응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이 대표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여당의 제안에 진정성이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최고위회의에서 "정부가 국정과제를 던졌다가 반응이 시원찮으면 슬쩍 없애는 식으로 국정을 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2일 기자회견에서도 "5000만이 넘는 국민들의 운명이 걸린 국정은 신중하고 엄중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총선을 앞두고 해당 지역 여론을 세심히 살펴야 하는 만큼 당대표가 직접 거론하긴 부담스럽단 주장도 나온다. 한 친명계 핵심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당내에서도 해당 지역구 의원은 쉽게 반대할 수가 없다"며 "당대표가 명확히 반대하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운양역에서 열차를 타고 승객 과밀 상황을 살피고 있다. 2023.04.25 photo@newspim.com |
당내에선 당대표와 지도부가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행정자치부 장관 출신으로 경남 양산에 지역구를 둔 김두관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지도부의 대응도 크게 잘못됐다"며 "국민의힘이 서울 확장을 하자고 나오면 분권론과 균형론으로 맞서야 하는데 국민의힘의 서울확장론에 도우미를 자처하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는 분권정당인 민주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김포시의 서울 편입과 망국적 서울 집중을 강력히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뉴스핌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대표도) 쉽게 말하긴 그럴 것"이라면서도 "다음주 월요일쯤엔 얘기할 것이다. 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니라고 명확한 주장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참전'은 국민의힘이 바라는 방향이라며 무대응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또한 여당이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 김포 편입 이슈를 내던졌기 때문에 금방 잠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이 대표가 대응하는 걸 저쪽에서 엄청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김포뿐 아니라 몇 군데 더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 참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이슈가 지금은 뜨겁지만 한 달 뒤엔 본인들끼리 우왕좌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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