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잇단 압박성 발언으로 시작된 금융권의 상생금융 '시즌2'가 속도를 내고 있다. 5대 금융그룹은 대통령이 지목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금융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발적인 출연금 확대 및 사회공헌 강화도 점쳐지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금융지주와의 회동 결과에 따라 추가 대책도 윤곽을 드러낸 전망이다.
신한금융그룹은 6일 1050억원 규모의 '2024년도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금융 패키지'를 발표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금융부담 경감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으며 이미 시행중인 상생금융 지원프로그램 연장 및 대상 확대에 610억원, 소상공인·청년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신규지원 440억원 등으로 구성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일 대전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열린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11.02 photo@newspim.com |
신규지원에는 자체 소상공인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정책 대출 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차주를 대상으로 2%포인트(p) 수준의 금리 부담 완화를 위해 230억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과 5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바우처, 청년 자영업자를 위한 135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등이 포함됐다.
앞선 3일에는 하나금융그룹이 하나은행을 통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30만명에 대한 1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계획안을 선제적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금융그룹 또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상생금융패키지 공개를 예고했으며 KB금융그룹과 농협금융그룹도 비슷한 골자의 지원안을 확정하고 최종 조율작업만 남긴 상태다.
5대 금융그룹의 상생금융 '시즌2'는 대통령 지적에 맞춰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금융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금리 대출을 이용중인 차주들에 대한 금리인하와 신규 대출자 우대금리 등이 핵심이다.
다만 신규 지원 규모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5대 금융그룹이 연초에도 대통령 압박에 맞춰 대규모 상생금융을 시행중이기 때문이다. 이날 이른바 '시즌2'를 발표한 신한금융의 패키지에서 기존 프로젝트 연장 및 확대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각 금융그룹은 자발적인 사회공헌활동 확대로 상생금융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사회공헌활동은 1조2400억원 규모로 2019년 이후 4년 연속으로 1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사와 공익분야가 7210억원으로 절반 이상(58.2%)를 차지하고 있다.
규모면에서는 적지 않아 보이지만 지난해 국내 은행 이자수익 규모가 55조원9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에서 더 많은 '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은행들의 올 상반기 이자수익만 29조4000억원으로 이미 30조원에 육박한다.
출연금 확대를 통한 서민금융지원 확대도 점쳐진다.
금융사들은 서민금융법 시행령에 따라 2021년부터 가계대출 잔액의 0.03%를 서민금융재원으로 출연하고 있는데 이 비중을 늘려 현 정부의 상생금융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관건은 이달 중순으로 예고된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회동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오는 16일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BNK·DGB·JB 등 지역 금융그룹이 모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횡재세' 도입 가능성은 낮지만 각 회장들이 모두 참석하는만큼 강력한 후속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초부터 시행중인 상생금융 방안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및 청년 등 취약계층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굵직한 내용은 금융당국 회동 이후 검토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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