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지난달 인공지능(AI) 의료기기에 대한 요양급여가 결정되면서 의료기기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가이드라인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비용이 낮게 책정될 경우 개발 의지가 떨어질뿐더러 혁신기술의 경쟁력이 부족해질 위험도 있어서다. 수가 기준을 명확히 하거나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딥노이드의 뇌동맥류 진단보조 솔루션 '딥뉴로'가 이번달부터 비급여로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지난달 26일에는 보건복지부가 제이엘케이 뇌졸중 솔루션에 5만4300원의 수가를 부여하면서 이달부터 과금이 본격화된다. 이에 새로운 영역이었던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시장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두 의료기기의 도입은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AI 의료기기 요양급여 방안을 발표하면서 차례로 결정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의료기기의 경우 현재 시장에 나가기 위해서 준비하는 품목 자체가 상당히 많은 상태"라며 "심사를 통과한 업체는 물론 등재신청한 곳도 2곳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한 영상의학전문의가 '루닛 인사이트 CXR'을 사용해 흉부 엑스레이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루닛·뉴스핌DB] |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AI 의료기기는 선별급여 형태의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한다. 다만 업체가 요청하면 비급여 사용이 가능하다. 요양급여는 1군부터 4군까지 나뉘어 금액이 책정된다. 1군은 병리검사, 2군은 특수영상진단, 3군은 내시경과 초음파, 4군은 기타로 분류된다. 각각 2920원, 1810원, 1180원, 310원이다.
이례적으로 비급여 상한선도 정했다. 검사 비용의 10~30배까지로 정했다. 의료기기 회사가 시장에 비급여 가격으로 진입할 경우, 1군은 8만7600원, 2군은 5만4300원, 3군은 3만5400원, 4군은 9300원까지 판돌교를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검사비가 과도하게 나와 환자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도록 한도를 뒀다.
다만 AI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수가 책정에 대해 개선 의견을 내놓는다. 특히 AI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는 수가 책정 기준점을 기존의 행위수가로 놨다. 하지만 AI 의료기기는 일반적인 의료기기와 달리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비중이 높은 만큼 이를 고려해야 한다.
개발 비용이 낮게 책정된 만큼 기술 기반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 입장에서는 의욕이 꺾일 수 있다. A업체 관계자는 "인공지능 의료기기는 병원 내 인공지능 분석 서버 설치의 비용뿐 아니라 데이터 연동을 위한 비용, 판매 수수료 및 병원 수수료 등의 비용이 발생한다"며 "이런 부분도 함께 고려가 필요한데, 현재 책정된 금액은 실제 필요한 금액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AI 의료기기의 수가가 낮을 경우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병원 입장에서는 해당 의료기기를 사용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비용이 병원을 운영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제품을 사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선택지에서 배제할 가능성이 있다.
수가 기준을 세세하게 분류할 필요도 있다. 메디컬에이아이는 심부전 조기 발견 프로그램 '에티아엘브이에스디(AiTiaLVSD)'를 만들었며 기존 검사의 긴 대기시간, 낮은 정확도 등 문제를 개선했다. 다만 4군으로 분류되며 가장 낮은 수가를 받게 돼 그 기술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보건복지부는 그 이유를 심전도 데이터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분류했다. 이 경우 의료기기가 어떤 검사 데이터를 사용하는지보다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를 고려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일각에서는 보건복지부의 공지가 미흡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B업체 관계자는 "비급여 사용 시에는 환자 부담을 고려해 영상 검사의 10~30퍼센트 수준으로 가격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하지만 10퍼센트와 30퍼센트는 3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 얼만큼의 수익이 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기관에 문의했을 때도 명확한 답을 들려주지 않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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