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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인슐릿(PODD)의 짐 홀링스헤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미국과 전 세계에서 옴니포드5에 대한 높은 수요가 지속됨에 따라 올해 연간 가이던스를 다시 상향 조정한다"고 밝히며 2023년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22~25%에서 26~27%로 높여 잡았다. 투자자들은 반색했고 3일 주가는 급등했다.
인슐릿은 2022년 13억1000만달러(전년 대비 18.79% 증가)의 연매출을 기록했는데, 2023년에는 16억4000만~16억5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목표치를 잡은 셈이다. 특히 회사의 인슐린 주입기 옴니포드 연매출 증가율은 이전 25~28%에서 29~30%로 상향 조정됐다.
옴니포드를 착용한 당뇨병 환자 [사진=인슐릿 홈페이지] |
홀링스헤드 CEO는 "우리는 제1형과 2형 당뇨병 시장 성장의 선두 주자이며 이미 강력하고 또 계속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를 활용하는 초기 단계에 있을 뿐"이라며 앞으로의 추가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9월 초 홀링스헤드는 웰스파고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GLP-1 작용제가 당뇨병 환자들이 인슐린 치료 시작을 미루게 해줄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발언에 9월 7일 인슐릿 주가는 일시 낙폭을 11.6%까지 키운 바 있다.
당시 홀링스헤드는 인슐릿의 인슐린 펌프 앞에 놓인 장기적인 시장 기회가 GLP-1 작용제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의심과 불안을 거두지 않았고 3분기 견조한 실적과 양호한 연간 전망이 나오기 전까지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올해 5월 5일 335.91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찍은 것이 무색하게 인슐릿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44.77% 하락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6.41% 낮은 상태다. 특히 최근 3개월간 낙폭이 37.67%로 두드러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GLP-1 약물이 당뇨병 환자의 수를 줄일 수도 있지만, 이미 인슐린 펌프가 필요한 사람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자가 면역 등으로 파괴돼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므로 인슐린 치료가 원칙이다. 전문가들은 GLP-1 약물은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수는 줄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인슐릿 제품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그랜드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2028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인슐린 펌프 시장이 83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8년까지 8.7%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본 것이다.
옴니포드 생산시설 [사진=인슐릿 홈페이지] |
한편 인슐릿은 옴니포드5 iOS 앱에 대해 미 식품의약국(FDA) 510(K)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510(K)는 의료기기 시판 전 기존 인증 제품과 비교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검증하는 FDA 허가 제도다. 인슐릿은 내년 초에 미국 시장 출시를 예상한다. 아울러 내년 초 덱스콤(DXCM)의 연속혈당측정기 G7 센서와 통합된 옴니포드5를 미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인슐릿에 대한 월가 투자의견을 종합하면 '완만한 매수'(팁랭크스 기준)다. 최근 3개월간 17곳의 월가 투자은행(IB) 중에 12곳이 '매수', 5곳이 '보유' 투자의견을 냈다. '매도' 의견은 한 곳도 없었다. 이들이 제시한 향후 12개월 목표주가 평균은 220.71달러로 3일 종가인 162.58달러에서 35.75% 추가 상승 여력을 나타낸다.
지난해 의료기기 업계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인슐릿은 옴니포드5 인기에 힘입어 주가가 11% 상승했다. 경쟁업체인 탠덤(TNDM) 주가가 70% 급락한 것과 대조를 이뤘으며, 시가총액 100억달러 이상인 라지캡 의료기기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인슐릿은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 이후 SVB파이낸셜을 대신해 S&P500지수에 신규 편입되면서 3월 17일까지 한 주간 주가가 10% 이상 상승한 바 있다. 5월 말에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체크하는 기기를 개발하는 덱스콤이 인슐릿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