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경제가 이른바 골디락스(Goldilocks, 경제가 적절히 성장하면서 과열되지 않고, 물가가 안정된 이상적 상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와 전투가 어느 정도 승기를 잡은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경제도 탄탄한 지지력을 보이면서다.
이달 들어 공개된 미국의 10월 물가 및 고용 지표는 이 같은 전망을 지지한다. 1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헤드라인 CPI 수치가 전달에 비해 오르지 않는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4.0%로 지난 2021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고용 지표는 전달보다는 둔화했지만, 여전한 고용시장의 지지력을 확인했다. 10월 비농업 부문에서는 15만 건의 신규 고용이 이뤄졌다. 미국의 노동 가능 인구를 흡수할 수 있는 신규 고용 건수가 10만 건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여전히 충분한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달 실업률은 9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한 3.9%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1.15 mj72284@newspim.com |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종료됐음은 물론 내년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는 피벗(pivot, 정책 기조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내년 연준이 이르면 5월 금리 인하를 개시해 총 100bp(1bp=0.01%포인트)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가격에 반영 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76%의 펀드매니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판단했다. 이는 10월 설문조사 당시 60%보다 높아진 결과다.
노스스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에릭 쿠비 수석 투자책임자(CIO)는 "시장 전반이 침체와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정적인 전망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면서 "현실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고 전 시장에서 골디락스의 순간을 맞이한 것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10월 CPI 지표는 이미 주식시장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던 시장의 기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일제히 강력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후 2시 15분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7%, 나스닥 종합지수는 2.10%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BofA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달 주식에 대한 펀드매니저들의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overweight)였는데 이들이 이 같은 의견을 낸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마이클 허트넷 BofA 전략가는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펀드매니저들은 BofA 서베이 역사상 채권에 대해 가장 낙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0%의 응답자들은 채권 금리가 내년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채권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6.7bp 밀린 4.465%를 기록했으며 2년물 수익률도 21.1bp 급락한 4.830%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허트넷 전략가는 "11월 펀드매니저 서베이(FMS)에서 가장 커다란 변화는 거시 전망이 아니고 인플레이션과 금리와 수익률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확신"이라고 설명했다.
펀드매니저들의 채권 낙관.[차트=블룸버그, BofA] 2023.11.15 mj7228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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