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신정인 송현도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뤄진 16일 오전 서울 시내 곳곳의 시험장에서는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긴장감이 역력했다.
올해 수능일에는 한파가 없다고 예보됐지만 약간은 쌀쌀한 날씨 속에 수험생들은 수험장으로 향했다. 오전에 서쪽 지역을 시작으로 오후에 전국에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에 일부 학생들은 우산을 가져오기도 했다.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는 입실이 시작되고 수험생들이 차례로 시험장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수험생들은 긴장된 표정을 보이기도 했고 자녀들을 데려다 준 학부모들은 자녀를 껴안아주면서 다독이기도 했다.
시험장 입구에서는 예년과 달리 코로나19 우려로 한동안 진행되지 않았던 수능 응원전이 부활했다.
배문고등학교 학생들이 "배문고 파이팅 딱 붙어라" 플래카드를 든 채 "수능 만점 가자 배문고 파이팅"을 외치며 박수를 치며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응원전을 펼친 배문고등학교 1학년 학생 제승현(17) 군은 "학생회에서 1, 2학년 17명이 오전 5시부터 왔다"며 "수능 실수없이 잘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험생 아들과 함께 온 40대 학부모 홍윤아 씨는 "별로 떨리진 않지만 도시락을 안싸들고 다니다가 오늘 처음 싸가니까 놓고 나가서 다시 챙겨갖고 나왔다"면서 "가족들이 같이 응원해줬고 수능 끝나고 데리러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험생 아들을 데려다주고 한동안 뒷모습을 쳐다보던 정효미(47) 씨는 "첫째라서 많이 긴장된다. 도시락은 평소에 먹던 음식들이랑 간식으로 도너츠를 싸줬고 어제 다같이 응원했다"며 "학원을 많이 다니다보니 코피도 흘리고 해서 안쓰럽기도 했는데 어제 다같이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이날 용산고에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방문해 수험생들과 응원단을 격려했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뤄질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서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입구에서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2023.11.16 krawjp@newspim.com |
경복고등학교에서도 수험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1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응원전을 펼치는 가운데 수험생들은 가족들과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시험장으로 들어섰다.
장충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성빈(18) 군은 "긴장이 되긴 하는데 그동안 공부했던만큼 역량을 발휘해 시험을 볼 생각"이라면서 "어제 기출 문제 위주로 공부했는데 잠을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자를 배웅하러 온 김민석(77)씨는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오고 입구를 착각해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면서 "실력만큼 시험 잘보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험장 인근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등에서는 '수능 긴급 후송 차량' 딱지를 붙인 사설 오토바이들이 수험생 수송을 담당하기도 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험장에 도착한 환일고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 "늦잠을 자서 늦게 도착했는데 지하철역 앞에서 태워주신다고 하셔서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고 말했다.
시험장을 착각해 다른 곳으로 도착해 급하게 경찰의 도움을 받아 이동하는 학생도 있었다.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뤄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2023.11.16 krawjp@newspim.com |
여의도여고에서도 수험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구현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장유진(18) 양은 "긴장되지는 않고 괜찮다. 목표로 한 등급만 잘 나오면 좋겠다"면서 "이과생인데 국어 3, 수학 3, 과탐 2등급, 영어 1등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능 시험장 분위기를 체험하고 신기해하는 외국인도 있었다. 미국인 에리카(26)씨는 "한번에 모든 학생들이 같은날 시험을 보고 비행기도 안뜨고 시내가 조용한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입실 10분 전인 8시가 되자 뛰어서 시험장으로 가려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입구에서 감독관이 수험표를 확인했고 응원전을 펼치던 학생들은 "빨리 들어가" "문 닫지 마세요" 등을 외치기도 했다. 한 수험생은 자전거를 타고 오다가 시간이 촉박했는지 자전거를 버리고 시험장으로 뛰어들어가기도 했다.
2024학년도 수능은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올해 수능에는 원서접수자 기준 50만4588명이 지원했다.
올해 수능은 문·이과 통합으로 진행되며 코로나19 확진자 또는 유증상자도 일반 시험실에서 시험을 본다. 수험생의 마스크 착용은 자율이지만 확진자나 유증상자에 대해서는 마스크 착용을 강력 권고하며 별도시험장, 분리시험실, 병원시험장은 운영되지 않는다. 성적 통지표는 다음 달 8일 배부된다.
한편 이날 경찰은 원활한 수능 진행을 위해 시험장 주변에 경찰을 포함해 1만1265명과 순찰차와 교통 오토바이등 2681대를 투입해 교통관리에 나섰다. 3교시 듣기평가 시간대에는 시험장 주변 소음을 유발하는 차량을 원거리 우회시키고 시험이 끝날 때까지 교통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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