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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산재보험급여 전면 개편 추진...'나이롱 환자' 뿌리뽑는다

기사등록 : 2023-11-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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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대상 한달간 특정감사…산재 카르텔 점검
이정식 장관 "산재 카르텔 뿌리 뽑아 부실화 문제 해소"
대통령실도 재정 부실화 지적…"조 단위 혈세 줄줄 새"
고용부 "추후 산재보험급여 전반에 걸친 개혁 추진"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근로복지공단을 대상으로 산재보험제도 운영 전반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대대적 감사가 한창이다.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산재보험급여 전반에 걸친 개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은 '감사 중'이라는 이유로 어떤 입장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자칫 조직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 고용부, 근로복지공단 대상 고강도 감사 착수…감사원 감사도 예고 

17일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고용부는 산하기관인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특정감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지적된 일명 근로복지공단 '산재 카르텔' 전말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감사에서 "근로복지공단 직영병원 그리고 공단이 한통속이 돼 산재보험기금 누수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산재환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6개월 이상 요양한 사람이 7만1000명, 수령한 보험급여가 1인당 평균 1억5000만원으로 총 11조원에 달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2020년 산재사망 건설노동자 458인 합동위령제'를 열고 있다. 2021.09.29 kilroy023@newspim.com

감사 기간은 11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예정됐지만, 들여다볼 내용이 워낙 방대해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국감 종료 이후 1주일도 안 돼 장관 지시의 특정감사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번 감사를 통해 느슨한 산재승인과 요양관리에서 비롯된 이른바 '산재 카르텔' 문제를 뿌리 뽑아 산재보험기금의 재정 부실화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겠다"고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대통령실도 지난 13일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보험 재정 부실화 의혹과 관련해 "전 정부의 고의적 방기로 조 단위 혈세가 줄줄 새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감사에서 고용부는 산재보험 재정 부실화를 야기하는 일명 나이롱 환자 점검 절차 부실, 산재환자 대상 과도한 특별수가, 산재 카르텔 등 제도·운영상 문제점에 중점을 두고 철저히 감사할 계획이다. 산재 승인 및 요양 업무 전반의 제도·운영상 적정성 등도 감사 대상이다. 이를 위해 고용부는 최근 감사 인력을 8명에서 15명으로 두 배가량 확대했다. 필요시 감사원 감사청구까지 요구한다는 각오다.   

고용부는 이번 감사에서 직원들의 규정 위반, 업무 소홀 등이 적발되는 경우, 엄중하게 신분상 조치 등을 통보할 방침이다. 또 제도 및 운영상 미비점이 확인되는 경우, 향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용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추후 산재보험급여 전반에 걸친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산재급여 지급 기준, 지급 수준 등 제도 운용 전반에 대한 개편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철희 고용부 산업안전보건정책관(국장)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제도 운영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긴 했는데, 제도라는 것이 운영하는 당사자의 행정적 필요성만 가지고 될 것은 아니다"면서 "기본적으로 공적 시스템에 대해 국민들이 바라보셨을 때 충분히 납득될 수 있는 기준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 산재보험기금 재정 안정적이지만…산재보험급여 지급 매년 급증

산재보험급여의 재원이 되는 산재보험기금은 대체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다.

산재보험기금 적립금은 지난 2018년 17조8912억원에서 지난해 22조8386억원까지 늘었다. 산재보험 가입자가 매년 크게 늘면서 수입이 지출을 넘어서고 있어서다. 산재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 6월 기준 1987만명으로 2000만명을 이미 돌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948만명에서 약 22년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정부는 산재보험 가입 대상자를 주기적으로 확대해왔다. 지난 7월부터는 산재보험 전속성 요건을 폐지해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플랫폼 종사자 173만명도 산재신청 의무가입 대상에 포함시켰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산재보험에 가입한 플랫폼·특수고용직 근로자는 80만5000명에 달한다.  

다만 상대적으로 위험에 많이 노출된 근로자들의 산재보험 가입이 늘다 보니 산재보험급여 지급액은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산재보험급여 지급액은 지난 2018년 5조339억원에서 2019년 5조5294억원, 2020년 5조9968억원, 2021년 6조4529억원 2022년 6조6865억원으로 5년간 약 1조7000억원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산재보험 수급자 수는 30만명대 초반에서 약 40만명까지 10만명 가량 늘었다. 올해 5월말 기준 수급자수는 28만1000명으로 올해 수급자수는 5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민라이더스 배달기사 노조가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기본배달료 인상, 오토바이수당 및 픽업거리 할증 도입을 촉구하는 집회를 마치고 오토바이로 행진을 하고 있다. 2021.12.23 pangbin@newspim.com

고용부는 장기적 재정안정화를 위해 수입·지출의 합리화 노력을 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안정적 수입 확보를 위해 적용대상 사업장의 가입촉진 및 납부제도 홍보에도 박차를 가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보험료 수납률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지출의 합리화를 위해 세출구조 조정 및 유사·중복사업의 통폐합 등을 통해 사업 효율성을 도모할 것"이라며 "세대 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제고 및 적정 보험료율을 유지하면서 연금부채 대비 일정 비율을 적립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설명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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