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동아제약이 12년간 이어온 어린이 감기약 '무보존제' 기조를 철회한다. 어린이 감기약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대원제약과 달리, 동아제약은 갈변 현상이 일어난 이후 매출이 회복되지 않아 이러한 결단을 한 것으로 읽힌다. 동아제약은 보존제 유무보다는 다른 강점을 살려 판매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어린이 감기약 '챔프' 라인 전체에 보존제를 사용하는 리뉴얼에 착수했다. 대상은 챔프콜드시럽, 챔프노즈시럽, 챔프이부펜시럽, 챔프코프액이다. 지난 4월 갈변 현상을 일으킨 챔프시럽뿐 아니라 다른 제품에도 보존제를 넣어 논란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챔프시럽 [사진=동아제약] |
이번 결정은 동아제약이 지난 2012년 챔프 출시 당시부터 이어온 무보존제 기조를 철회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보존제는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고 제품의 유효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원료다. 이에 제약사 대부분은 해열제에 보존제를 첨가한다. 동아제약의 '챔프' 라인과 대원제약의 '콜대원 키즈' 정도가 아이들을 겨냥하는 만큼 무보존제 제품으로 생산돼 왔다.
다만 지난 4~5월경 두 회사 제품에서 각각 갈변과 상분리 현상이 발생하면서 제약사들은 해당 제품에도 보존제를 첨가하게 됐다. 문제가 생겼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품군의 제조 및 판매를 잠정 중지시켰다. 두 회사는 감기약의 안전성을 증명한 후 8~9월에 제품을 재출시했다.
동아제약이 이번에 특정 제품만이 아닌 라인 전체를 리뉴얼한 이유는 매출이 이전 상황으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제조·판매 중지 조치가 이뤄진 지난 2분기에 챔프 전체 매출은 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 매출인 23억과 비교했을 때 72.7% 감소한 수치다. 동아제약에 따르면 생산을 재개한 지금도 판매량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비슷한 이슈가 있었던 대원제약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대원제약은 충북 진천공장에서 소화기계 제품 라인까지 감기약 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전공정을 풀가동하고 있다. 12월까지 3개 라인은 철야작업을 하고, 3개 라인은 2교대 근무로 가동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원제약과 동아제약의 어린이 감기약은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그동안 동아제약이 내세웠던 '무보존제' 전략이 크게 유의미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보존제가 소량이라면 건강에도 문제가 없고, 보존제 유무가 판매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보다 더 안전한 보존제를 첨가해서 소비자들이 챔프를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무보존제 외에 다른 강점으로 소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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